칠레에 와서 이력서를 들고 이 학교 저 학교를 찾아다닐 때마다 당하던 "신분조사"가 그때는 아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싶어 너무 서러웠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난데없이 나타난 치니타를 뭘 믿을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일까. 2010년 2월 칠레에 지진이 났을 때 난 춤을 추듯 흔들리는 아파트에서 여권과 지갑, 그리고 읽을 책 한 권을 들고 나갔다. 무의식적으로 남의 나라 살이를 의식하고 살았던 모양이다.
학교 내 모든 프로그램과 센터가 심사를 받는 중이라 학교 인트라넷 자료를 업데이트 해야했다. 평소에 무심하게 내버려뒀던 인트라넷에 학회발표에 논문에 자잘한 일들을 채워넣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휴.. 다했다 한숨 돌리는 순간 첫 페이지에서 황당한 걸 발견했다. 국적: 북한. 어찌된게 profile은 내가 고칠 수가 없어 이메일을 보내고 그러고도 마음이 안놓여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 같은게 아니었군요." 한다. 그래.. 이것도 애초에 그냥 Corea라고 적어낸 내 잘못이다.. 했다.
얼마 후 담당자가 메일을 보냈다. "요청하신 사항이 수정되었습니다." 휴.. Corea del Sur.. 그래, 난 대한민국 국민이다!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다 2
못난이의 도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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