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0, 2011

그들의 도전 1

(칠레) 친구 C는 호기심이 많다. 독점욕도 강하고 모든 일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린다. 하다못해 같이 점심을 먹을 때에도 다른 친구들이 여기 가자고 먼저 말하면 저기로 가자고 바꿔줘야 직성이 풀릴 정도다. 아마 C가 한국친구였다면 많이 부딪쳤을 지도 모르겠으나 그녀보다 스페인어도 못하고 칠레도 잘 모르는 나는 그냥 그녀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새로운 걸 많이 알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뿐이다.

C와 C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이 한국식당에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 부분에서만은 C도 장소는 나더러 정하라고 했다. 메뉴도 알아서 하라고 했다. 다들 어떤 것은 맛있고 어떤 것은 이상하고 품평을 하며 먹는 동안 C의 남편은 처음 먹어 보는 김치에 밥을 비벼 먹었다.  부지런히 메뉴를 들여다보고 그 날 먹은 메뉴를 적던 C는 다음에는 혼자서도 올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나는  매워보이는 음식은 안매운 음식과 함께 시켜 같이 먹으라고 주의!를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C가 남편과 함께 우리가 같던 한국식당에 가서 김치팬케잌 (부침개)를 먹고 그날 밤 응급실에 갔다고 했다. 남편에게조차 지기 싫어하는 C였으니 김치를 잘 먹는 남편보다 뭔가 새로운 걸 더 잘 먹는다는 걸 보여주고는 싶고, 그래서 시킨게 김치부침개였는데 한 접시를 혼자 다 먹었다는 거다.

불굴의 C는 그래도 한국음식 먹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요즘도 우리는 가끔 분위기도 쇄신할겸 한국식당에 간다. 그러나 C는 이제는 더 매운 음식도 곧잘 먹으면서 김치부침개는 되도록 (그녀 버전), 아니 절대로 (친구들 버전) 시키지 않는다. 물론, 한국식당에 갈 때만은 그녀의 올곧은 독점욕도 아주 잠깐 포기해준다. 그러나 내가 많이 힘들어 보일 때에는 친구들이 다른 곳에 가자고 해도 꼭! 한국식당에 가자고 우겨댄다. 사실 나는 외식을 별로 즐기지 않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한국식당 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한국이 그리워서 힘들어 하나 걱정해주는 C의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그녀의 순종적인 친구이기를 자처한다.

그들의 도전 2
초보자를 위한 스페인어 1

2 comments:

윤형섭 said...

다음엔 silk worm 을 한번 먹여보세요..

윤형섭 said...

다음엔 silk worm 을 한번 먹여보시길,, 고추가루 듬뿍 넣어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