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5, 2011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1

어제 Y박사님께서 한국이 그립고 오고 싶어질 때가 언제냐고 물으셨다.
나는 어쩌다 한국에 와서 딱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가장 한국이 그립다. Year by year 프로젝트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내 눈에는 요사이 부쩍 할 일이 많아졌다 불평하는 한국교수들의 푸념이 배부른 투정으로 들려 부럽고, 우리말로 실컷 떠들 수 있다는게 신나고, 사방이 온통 같은 한국사람들이라 나를 지하철에서 빤히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고, 좋아하는 총각김치만 있으면 냄새 걱정 없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다는게 엄청나게 신기하고 좋다.
그런데 또 일주일이 지나면, 뼈가 있고 씨가 있어 해석하며 들어야 하는 한국식 대화가 피곤하고, 너나 내나 들고 다니는 짝퉁명품 구경이 시큰둥해지고, 지하철 역마다 반복되는 화장품가게가 불편해지고, 하의실종패션이 편안하지 않아 다시 칠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칠레에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뼈저리게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는데, 내가 보는 한국은 더이상 내가 알던 한국이 아니다. Citizen of the world인가, 국제 미아인가. 나는 칠레에서도 한국에서도 같은 고민을 한다.

Una semana y otra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2
칠레미장원탐방기 1

http://www.facebook.com/note.php?note_id=259064167438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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