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16, 2011

그들의 도전 2

(칠레친구) C는 파전, 생선전 등 전과 부침개 종류를 다 잘 먹는다. 내 생일에 집으로 초대해서 해물을 넣고 부침개를 해주었더니 "이거야 이거야" 하면서 잘도 먹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김치마저도 잘 먹는 C의 남편은 해물을 안먹는다나!!

욕심많은 C는 자기도 부침개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언제 자기 집에 와서 요리 강습을 해달라고 했다. (아이고.. 내가 남의 집에 가서 요리 강습할 정신적/시간적/신체적 역량은 도무지 부족하다!) "야, 그냥 우리 집에 와서 먹어" "야, 너 한국학 교수잖아. 이런 것도 해야 해" "야, 수업하는 걸로 충분해" "아니야, 아니야, 너 와서 이거 꼭 가르쳐줘야해" "싫다니까" "알았지? 알았지?"

더 들볶이기 전에 도망갈 구멍을 만들자! 다음에 C 집에 갈 때 부침가루를 선물했다. 밀가루랑 섞어 해도 되고, 부침가루로만 해도 되고, 어쩌고 저쩌고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같이 만들어보자고 성화를 하는데 "다음에~~" "어쨌든 고마워 고마워" C는 자기가 다음에 부침개를 만들어 초대할테니 "두고 보라"고 큰 소리를 쳤다.

어느 토요일 C가 전화를 하고 어서 자기 집에 오라고 했다. C의 아버지, 어머니, 동생, 온 가족이 모여 있었다. 갑자기 부엌에서 C가 나를 불렀다. 세상에! C의 도우미아줌마가 (칠레에서는 도우미 아줌마를 두는 일이 흔하다) 부침개 반죽을 만들고 있었다. 아줌마는 이 정도면 되나요 물어봐가면서 반죽을 만들고 C는 원정이가 만든 부침개에는 무슨 무슨 야채를 어떻게 썰어 넣었더라 하며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완성된 아줌마표 부침개. 충격적일만큼 맛있다! 칠레 친구집에서 칠레 아줌마가 만든 부침개를 먹는 기분이 아주 묘했다. C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침개를 간장에 푹푹 담가 맛있게 드셨다. (칠레사람들은 스시도 간장에 거의 잠수시켜 먹는다) C 왈, "너 다음에는 한국 간장도 가지고 와, 알았지?"

그들의 도전 3
그들의 도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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