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 짱 좋아한다는 JH 양 얘기를 듣고 기억난 산티아고 종교탐방역사.
- 대만 절
1월인가 2월이라 구정을 앞둔 때였다. 비구니 스님 두 분은 Bienvnido 이외의 스페인어는 전혀 못하셨고, 대만무역관에 다니던 친구가 사이사이 통역을 해줬다. 다같이 금강경을 읽을 때에는 대충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따라갔는데, 설법이 시작되자 그냥 멍. 허름한 옷차림의 아저씨께서 (알고 보니 재벌재벌) 당신 아들은 칠레사람들 대상 법회에서 통역을 하니 거기 따라가라고 하심. 거의 두어 달 이상 일요일이면 그 아들이 전화를 함. 칠레사람들 법회를 구경해보고도 싶었으나 아니지 아니지. 구정이라고 다들 등값을 내는데 부처님께서도 칠레에서 한국어로 하는 기도는 머리 아파 하실 것 같아 관둠.
- 호주 아줌마 교주
환경학박사로 국제기구에서 일하던 미국친구가 푹 빠졌던 모임. 호주출신 교주가 창당. 요일 저녁에 모임이 있으니 혼자 있다고 울적해하지 말고 가보라고 적극 권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얘가 30분 이상 버스가 안와서 버스가 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랬더니 왔다는 경험담 (그냥 멍). 어느날 호주에서 교주가 왔는데 직접 만들었다는 색색가지 천 위를 눈을 감고 돌라고 하더니 갑자기 Stoooooop. 자기가 멈춰 서 있는 색깔이 마음을 비추는 색이라며 설명. 내가 멈춘 색은 지금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던가. 종교 불문 도를 통한 사람들의 포스와 납득할 만한 말.. 그러나 자기가 쓴 책이 있는데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말을 듣고 이쿠....
-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
호주아줌마교주 모임에서 채식주의 요리강좌가 있다고 해서 구경감. 꼭 태양열에 발효시켜야 한다는 호밀빵 (그럼 JH양 말대로 겨울엔 빵을 못먹나? ㅋ), 오븐에 구운 피망으로 만든 요리 (이건 정말 맛있다), 이어진 두부 요리. 이건 oriental magic이라는 부연설명. 두부를 손바닥에 놓고 거친 깍두기 모양으로 팬에 넣더니 올리브유를 약간 두르고 부치기 시작한다. "오, 어머, 세상에, 저런거였어" 이어지는 감탄사. "변화를 주고 싶을 땐 간장을 좀 넣으면 특별한 맛이 나죠" "오..... " 더욱 커지는 감탄사. "merquen (칠레고춧가루)을 넣어볼까요? 정말 신비롭지 않아요?" 그러나 표정마저 신비롭던 요리강사는 두부요리를 보여주다 내 얼굴을 보더니 얼굴이 굳었다.
- 한국교회
한인촌에 거의 안가고 한인 슈퍼도 남들이 잘 안가는 구석쟁이 슈퍼를 가다보니 칠레에 와서 1년이나 지났는데 A모 마켓 아줌마가 "어느 교회 다니는 아가씬데 내가 첨 보지?" 라고 물음.
브라질에서 열린 중남미한글학교교사연수회에 강의를 갔는데, 토요일 저녁에 되자 상파울로에 있는 한인교회 리스트를 보여주며 내일 어디로 가시겠냐고 묻는다. (교회 다니세요? 라는 질문은 절대 없음) "저 교회 안다니는데요?" "....." 그날 밤, 같은 방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 "회장님께서 민선생 왜 교회 안다니냐고 너무 걱정하셔서 내가 이민 생활이 짧아서 철이 없어 그런다고 했어. 내가 말 잘 해놨으니 걱정마" 다음날 오후 갑부교민의 별장으로 이동해서는 거의 교회 수련회 수준. 그냥 눈 감고 멍.
모임에서 만난 한인분께서 왜 교회에 안나오냐고 언짢아하심. "교회 안다니는데요"를 반복하기도 머쓱해서 "일요일에 늦잠을 자요"라고 했던게 화근. 어느 일요일 아침에 어느 분이 전화, "어머, 주일인데 일찍 일어났네?" 두어주 후 다른 분께 온 전화, 어머, 주일인데 일찍 일어났네?" 그제서야 이쿠..
- 마음의 점
프랑스 철학가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칠레친구가 푹 빠진 가톨릭종파. 프랑스 신부님이 교주. "아모흐 아모흐 (amor)" 프랑스 발음의 스페인어에 칠레나들 거의 넘어감. 칠레에 파견 나온 몇몇 젊은 프랑스 seminaristas 들 또한 멀리서도 빛이 나는 외모의 소유자들. "야, 그 아모흐인지 아모르인지는 꼭 그 신부님이 말 안해도 당연한거 아니냐"고 했다가 우정 끊길뻔함.
- 언니는 소망이 뭐예요?
1년에 두어번 가던 한인촌 미장원 아줌마는 나만 가면 "언니는 소망이 뭐예요? 난 주님을 만나고 삶을 되찾았어요"가 대화주제였다. 미장원 다락방을 들락들락하던 한국인 청년들 그룹은 알고 보니 사단법인 국제청소년... 협회를 만들어 선교활동을 하는데, 난데없이 학교로 찾아오기도 하고, 주재원 이름을 대며 그 분이 소개해주셨다고 하기도 하고, 인터뷰를 하자고 하기도 하고, 배우 최불암 씨와 전직 .. 장관 .. 씨도 우리 모임에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다고도 하고... 어느날 칠레학생이 "무슨무슨 대학에서 한국문화행사가 있다고 해서 갔더니 뭐 좀 하는척 하다가 갑자기 목사님이 오시더니 다들 행복한 얼굴로 기도를 시작했어요", 또다른 학생이 "한국어 가르쳐준다고 해서 갔는데 좀 이상했어요"...... 우리의 소망은 뭘까.
- 진심을 여세요
통역일을 많이 하던 K는 독실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다. 몇년 전 왔던 기자그룹들 통역을 맡아 학교에 왔었는데, 다같이 저녁을 하러 가게 되었다. 철학과를 나왔다는 기자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K는 사뭇 진지하게 그의 종교적 철학을 얘기했다. "교회는 헌금을 걷죠. 우리는 그러지 않아요. 교회 어딘가에 헌금통이 있지만 목사님께서 헌금통이 어디에 있으니 헌금하라는 얘기는 하지 않으세요. 그저 각자의 진심에 달린거죠." "말 안해도 어디 있는지 다 아니까 말씀 안하시는거 아니에요?" 순간 썰렁해진 분위기...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아 대문밑으로 쪽지가 들어왔는데 온통 중국어로 써 있는 쪽지에서 내가 식별할 수 있는 글자는 友, 愛情, 證人.
- 한국전통의상은 독특하군
2년 전 쯤 한인촌에 들어온 원불교 교무님께서 한글 가르칠 교재를 좀 달라고 해서 만났는데 "결국 한국어 가르치는 궁극적인 목적은 포교세요? 저는 종교는 종교로 다가가야지 나라를 이용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는 4가지 없는 말로 교무님 기분을 상하게 만듬. 그러던 어느날 칠레교수 한 명이 한다는 말, "너는 하얀 자켓이랑 검은 치마 왜 안입어? 칠레라서 안입는거야?
- 수녀가 되세요
칠레학생들에게 한국가돌릭역사를 소개해주십사 부탁드리기 위해 만난 한국인 신부님과의 대화는 일 얘기만 하는 나 vs 왜 가톨릭신자가 국인 신부님을 앞에 두고 고해성사도 질문도 없느냐, 왜 한인 성당을 안나가느냐 를 주제로 늘 엇나갔다. 학교생활이 어떠냐길래 "이러이러해서 보람도 있지만 남의 나라라 힘든 것도 어쩔 수는 없지요"라고 말씀드리자 "뭐 민선생 자랑질을 들어보니 민선생 없으면 학교가 안돌아가겠군. 수녀가 되지 그래요. 수녀원에서는 일한 만큼 승진할 수 있어요" "...."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다 갑자기 끼어든 약간 취한 한국여학생 왈, "어머, 교수님 수녀복도 잘 어울리실거 같아요" 이후에도 수녀되라는 얘기를 몇 번 더하시더니 들려주신 당신의 연애담은 물론 파계신부님들의 온갖 스토리..., 이 일 이후 난 거의 우울증 걸릴 뻔 했다. ...
- Opus Dei
전에 와있던 J기자가 칠레에서 Opus Dei를 인터뷰해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다. J기자를 만나고 일주일 후, 정년퇴직하는 교수님 환송모임이 있다고 해서 동료집에 갔더니 집은 중세 스페인식 귀족저택 수준이고 식구들은 많아 보이는데 형제 같지는 않고... 집안에 있다는 예배당은 거의 자그마한 성당 수준이었다. 알고보니 Opus Dei 공동체 생활을 하는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나를 거의 서른이나 되었을까 하는 애로 보는 것도 모자라 "전 남자를 몰라요'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어느날 차를 마시자더니 자기들 모임에 와서 특강을 해보라고 한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교수들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절대 가지 말고 조심해라. 아마 공동체 생활 같이 하자고 할거다, 조심해"
- 프리메이슨
J기자가 말만 꺼내면 신기하게도 이루어졌나니. 어느날은 J기자가 자기 집주인 아저씨가 프리메이슨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다면서 칠레 프리메이슨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얼마 후 미국인 친구 B집에 놀러갔는데 이웃에 사는 B의 친구가 놀러왔다. 예순도 넘은 할머니였건만 정말 아름답고 온 몸에 우아함이 넘쳤다." "저 분 정말 아름답다, 젊어서는 더 아름다우셨겠지?"했더니 B가 말했다. "Of course! 영국사람이고 남편이 칠레 주재원 생활을 하다 영국에 돌아갔는데 노년은 칠레에서 보내려고 왔어. 프리메이슨 집안이지." Oh, my God!
- 길을 찾아라
데모로 어수선한 가운데 학교 캠퍼스 중 하나가 학생들 점거로 마비가 되어 일부 사무실이 우리캠퍼스로 피신을 왔다. 비서 중 한 명이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더니 "그럼 그 길을 아느냐"고 묻는다. "무슨 길?" 내가 다니는 교회는 하나님의 길을 찾는거야. 우리는 예수님, 마리아, 그런걸 찾는게 아니라 하나님의 길을 찾아. 한국에서 온거야. 이건 또 뭔가...
혼자 지내면 남자들의 유혹이 넘치는게 아니라 종교의 유혹이 넘친다. J 기자님, '민교수님 남친 생기셨어요'라고 멘트 한 번 날려주고 가시지 그러셨어요. 그럼 그 다음주로 바로 생겼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산티아고종교탐방사 2
이웃집 남자 1
http://www.facebook.com/note.php?note_id=259064167438948#!/note.php?note_id=272939089384789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