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9,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1

서울살이 21: 칠레에선 삼성 갤럭시 J7Prime을 썼다. 케이스는 바케다노 지하철역에서 샀다. 한국에 오면 다들 어찌나 폰과 폰 주인을 긍휼이 보던지.. 그러나 칠레에서 한국에서처럼 예쁜 케이스를 쉽게 구할 수도 없을 뿐더러 소매치기 득실거리는 산티아고 지하철에선 나름 아주 안전한 폰이었다; 한국에 와서도 이 정든 폰에 한국칩만 바꾸어 사용하니 주위 사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폰을 바꿨다. 그런데 호기심이 발동해서 홍미로... 어느 친구가 쓰는걸 보니 가성비가 괜찮아 보여 샀는데 보는 사람마다 '야단'을 친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니 옆에 오지 말라는 농담반 진담반 협박까지.. 난 써보니 (아직은?) 괜찮은데.. 불편한게 있다면 예쁜 케이스를 구할 수가 없다; 어쨌든 칠레에서 익숙했던 uber, waze, cornershop 등등 대신 안전디딤돌, 네이버맵, 카카오티, 요기요, 배민, 쿠팡 등등의 app이 내 홍미를 빛내는 중이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2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0

Monday, September 28,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0

서울살이 20: 9월 22일은 한국의 추분. 2020년 9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는 칠레의 공식적인 봄. 칠레에서도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을 기준으로 매년 공식적인 계절 변화를 공지한다고 한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1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9

Sunday, September 27,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9

서울살이 19: 길에 떨어진 작은 열매가 은행인 줄 모르고 칠레에서 보던 작은 살구열매라고 생각했다. 여름에 옆집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살구를 주워 마말레이드를 만들곤 했었다. 내딴에는 설탕을 쏟아 부어 만들었는데 친구들이나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에게 선물로 주면 더 달게 만들어 달라고 투정들을 부렸다; 생각해보니 17년만에 한국의 가을을 맞는다. 늘 2월 여름방학에 오고, 7-8월 학회 참석 차 가끔 왔었고, 딱 한번 추석무렵 학회가 있어 왔었다; 지난 17년 동안 내게 산은, 날 것 그대로의, 건조하고 험한 안데스산이었다. 가까운 등산코스도 해발 2천미터는 거뜬한, 가파른 산, 사람들을 위한 작은 계단 따위는 감히 바랄 수 없는 산이었다. 트레킹 갈 때마다 덩치/체력 좋은 칠레친구들 틈에서, 게다가 키마저 큰 미국/독일 친구들까지 합류하면 나는 늘 꼴찌였다.그래도 원정이는 느리지만 절대 포기는 안한다며 친구들이 헉헉대며 내려오는 나를 기다려줬었다. 아기자기하고 녹음이 우거진 산을 보니 내가 한국에 있는게 맞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0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8

Saturday, September 26, 2020

그들의 도전 502

남미소식 2: 9월 18일은 칠레 독립기념일, 9월 19일은 태평양전쟁에서 페루와 볼리비아에 이긴 날. Covid-19 이전까진 일주일 내내 축제 분위기. 9월 19일 현재 칠레 누적 확진자는 18일보다 1,677명 늘어난 445,000명, 사망자는 12,254명 (칠레 인구 약 천9백만명); 인구 5천만의 한국은 일일 확진자 증가수가 백 명대를 웃돌아 난리인데, 인구 천9백만의 칠레는 "남미에서 가장 검사율이 높다"는 자부심도 모자라, 중국, 미국, 러시아 백신 자원봉사자를 모집 중이다; 두어 주 전에는 연이은 6도 이상의 진동 (칠레에선 이 정도는 지진 축에도 못끼는) 이후 산티아고 여러 곳에서 정체모를 가스 냄새가 나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는데 결국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같이 창문 닫고 외출을 삼가하시라로 끝. 아무 일 없었으니 다행이잖아; 토론프로그램에서 독일 출신으로 칠레에 살고 있는 경제학자가 칠레 경제에 경고를 고했으나, 다른 칠레 토론자는 "칠레는 원래 나라가 작고 곧 나아질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마무리; 멕시코에 사시는 지인이 인터넷이 끊긴지 여러 날이고 언제 고칠 수 있을지도 요원하다고 포스트하신걸 본 다음날, 칠레 인터넷 회사에서 "어제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이 끊겨 애석하다"고 보낸 메일을 받았다. 어제 뿐만이 아니라 요즘 칠레 방송을 보거나 듣노라면 중간중간 방송이 끊길 때가 많다. 내가 아직 칠레에 있었다면, 그런데 정체불명의 가스냄새가 나고, 자원해서 백신 맞으라는 이메일을 받고, 인터넷마저 끊겼다면, 어땠을까....칠레에선 칠레식으로 한없는 긍정마인드로 버텼을라나...

그들의 도전 503

그들의 도전 501

Friday, September 25,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8

서울살이 18: 9월 18일은 칠레의 독립기념일. 연휴기간 내내 고기파티가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실공히 칠레 최대의 명절이다. 칠레살이 초기에는 친구들이 부르면 달려나가고 산티아고 여기저기 Fonda (일종의 장터 파티장) 마다 다 가보았으나 결국 남의 나라 일이었다. 연휴는 내게는 밀린 잠자고 밀린 일하는 기간이었다. 칠레만두 엠파나다도 누가 주면 먹지 굳이 내가 사먹을만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칠레에서 거칠지만 좋은 재료로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집밥만 먹으며 살다보니 한국에서 넘어야 할 벽은 다름아닌 msg와 나트륨 적응기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집에 마늘냄새 풍기는게 아직 거북하고 넓지 않은 숙소에서 번거롭게 지내지 않으려 하는데, 결국 '적응기간' 동안 먹으려 가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양배추피클을 만들었다; 맘에 드는 병도, 피클링스파이스도 클릭 한번이면 구할 수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9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7

Thursday, September 24,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7

서울살이 17: -한국에 오니 물을 많이 마신다. 물맛이 좋다. 칠레물은 석회가 많아서인지 차나 커피도 제맛이 나지 않는다. 한동안은 물을 사서 마셨는데 물비린내가 날 때가 많아서 다음엔 차를 끓여 마셨더니 차맛이 제대로 안나고, 나중엔 그냥 정수기에 걸러 마셨다. 작년 시위 이후 한동안 마트에서 정수기 필터를 구하기 어려웠던 생각이 난다; -칠레에서 두부를 사려면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인촌에 가거나 칠레 대형 마트에서 파는 맛없고 터무니없이 비싼 두부를 사야했다. 두부가 이렇게 구하기 쉬운 것이라니 감동이다. 심지어 두부면이라는게 보여 비벼 먹으니 맛이 괜찮다; -쿠팡맨이 차창을 열어 두고 배달을 간다. 칠레에서라면 저 차는 몇 분 안에 도난당할텐데....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8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6

Wednesday, September 23,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6

서울살이 16: 주말 인헌시장 나들이. 어릴적 추억 돋는 신세계의 발견이랄까. 숙소에서 냄새를 피우기 싫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곁들여 세가지 반찬을 5천원에 구입했다; 왜 사람들은 길을 물으면 "여짝으로 가서 저짝으로 내려가라"고 하는가. 왜 몇 블럭 더 가면 되냐고 묻는데 "그냥 쭉 내려가라"고 하는가. 왜 길이름은 있는데 번호판은 안보이는가: 노인보험 치매보험 임플란트보험, 온갖 보험 안내 메일이 매일같이 쏟아진다. 카드회사 직원이 전화를 하고 청산유수로 설명을 한다. 제가 아직 좀 정신이 없는데 두 달 후에 다시 전화해주시면 안될까요? 하니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쩔거냐고 겁까지 준다. 굴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점심 먹고 구구콘을 사먹었다. 너 얼마만이니. 보험 없어도 일단 지금은 구구콘 먹고 행복하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7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5

Tuesday, September 22, 2020

그들의 도전 501

남미소식 1: 칠레시간으로 9월 12일 현재 일일 확진자는 2,135명, 누적 확진자 수는 432,666명, 사망자 수는 11, 895명 (칠레 인구는 약 천9백만 명). 지난 두 주 사이에 칠레 북쪽에서 강도 7, 중부에서 강도 6.3/4도의 지진이 있었고; 9월 11일 (칠레 사회주의 대통령 아옌데의 자살과 군부 독재의 등장) 시위로 약 27명이 구금되었다고 하고; 이제 일일 확진자 수 증가세가 "감소"하여 격리가 풀린 지역의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다시 문을 열었고; 5명까지는 집에서 모여도 된다고 하고; 9월 18일 독립기념일 연휴 중에도 크고 작은 행사는 대부분 취소되었지만 집에 친지와 친구 등을 "다섯 명"까지는 초대해도 된다고 하니 집주인까지 여섯 명이 모이면 안전한가 보다; 아직 EMS 발송은 중지라 한국에서 DHL로 보낸 소포를 받은 지인이 중간에 소포를 실은 트럭이 도난당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하고; 서민들을 위한 은행인 Bando Estado의 웹사이트가 해킹을 당했다고 하고; 칠레 친구들은 나더러 이제 확진자 수도 많이 줄고 격리도 풀렸는데 칠레로 오고 싶지 않느냐 묻는다.

그들의 도전 502

그들의 도전 500

Monday, September 21,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5

서울살이 15: -슈퍼싱글이라는 침대 크기가 있다는 걸 한국에 와서 알게 되었다. 두 사람도 충분히 잘 수 있다기에 내가 칠레에서 쓰던 1.5 plaza (더블베드보다 폭이 약간 좁은 정도?)라는 크기와 같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슈퍼싱글 침대를 보니 칠레에서 보던 싱글 침대보다도 작아보였다. 생활관에서 나한테는 싱글침대를 줬나보다 했는데 슈퍼싱글침대용 침구가 다 맞는다. 여기 어떻게 두 명이 자냐고 하니 조카 왈, "고모, 칠레사람들이랑 한국사람들이랑 덩치를 생각해봐!"; -그렇다. 교내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만 해도 빵의 크기도, 두께도, 싱글도 안되지만, 한국에선 슈퍼싱글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가격은 칠레의 반도 안된다. 그리고 칠레에선 한국판 슈퍼싱글 샌드위치 두 개 정도는 거뜬히 먹어치웠고 한국에선 한 개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6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4

Sunday, September 20, 2020

이웃집 남자 389

 조카가 피부과에 갔다. 내일 면접에 있는데 얼굴에 뾰루지가 났다고 걱정을 하니 의사선생님 말씀, "얼굴에 난 뾰루지 때문에 안뽑을 회사라면 가서 일하지 마라." 의사선생님, respect!

이웃집 남자 390

이웃집 남자 388

Saturday, September 19,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4

서울살이 14: -칠레사람들이 나더러 왜 맨날 뛰어다니냐고 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다들 빠르다. 그리고 칠레에선 빨랐던 나는 한국에선 느리다; -마트에서 파는 스테이크용 고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칠레에선 1/2인분일게다; -비 오는 저녁에 먹는 사워도우와 버섯크림스프. 맛있어서 피식 웃었다. 그리고 발효를 하다 만듯한 칠레식 사워도우와 엄청나게 짠 인스턴트스프가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5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3

Friday, September 18,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3

서울살이 12: -사람의 버릇은 참 묘한 것이어서, (아직은) 칠레 뉴스를 틀어 놓아야 아침이 시작된다: -한동안은 한국에서 아침 사과 이외의 과일을 못먹을 것 같다. 우선, "무슨 꿀맛같은?" 과일맛이 다 밍숭맹숭하다. 게다가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과일을 사 먹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칠레에서 이렇게 괜찮은 가격에, 내가 필요한 물건, 더우기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손쉽게 사 본 적이 없다. 공산품이 귀하고 비싸니 늘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갔었다: -칠레 수돗물에는 석회질이 많아 설겆이 후 그릇을 말리면 얼룩이 졌다. 찜찜해도 행주로 닦을 것인가, 얼룩을 견딜 것인가는 선택. 설겆이통에 그릇을 두어도 얼룩이 지지 않다니. 놀랍다: -칠레에선 비 오는 날에도 빨래는 하루 안에 다 말랐다. 다 마른 옷이며 수건에서도 건조함이 느껴졌다. 로션이며 크림은 퍼붓듯 발라도 피부는 건조하고, 해는 뜨겁다 못해 찌르듯 따가웠다: -한국에서 빨래를 말려보니 다 말랐는지 아닌지 헷갈린다. 화창한 하늘을 보니, 아, 이래서 햇살이라고 하는구나, 알 것 같다: -아직 몸이 '김치'에 적응 중이다. 특별히 맵고 짠 음식이 아니어도 김치 종류를 먹으면 잘 붓는다. 생각해보니 칠레에선 김치를 거의 먹지 않고 지냈다. 어린이용 백김치를 주문해야 할까보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4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2

Thursday, September 17,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2

서울살이 10: 필요한 것들을, 무엇이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다. Kakao-T로 신용카드를 등록하려고 하니 등록 전화번호가 한국 번호일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하다니, 이또한 신기하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3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1

Wednesday, September 16,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1

서울살이 8: 양력 8월 23일이 처서였다지. 처서는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라지.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속담도 있다지. 매미소리, 까치소리, 풀벌레소리, 모두 너무 오랫만에 듣는 소리라 낯설었는데, 초저녁에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무슨 소리인가 하고 깜짝 놀랐다. 가을이 오기는 오려나. 얼마나 무시무시한 태풍이 오길래 날이 이리 태풍 눈치 보듯 더운가.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2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0

Tuesday, September 15,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0

서울살이 7: 2019년 10월 시위 이후 시내 주요 역이 폐쇄되면서 2020년 3월, 집콕 전 마지막으로 학교에 갈 때까지 Los Leones역과 Ñuble역, 두 번을 갈아타야했다. Los Leones역을 지날 때면 사진처럼 긴 복도, 그러나 시멘트로만 마감된 복도를 지나야하고 Ñuble역을 지날 땐 "출구 없음. 환승만 가능"이라는 표지판을 보며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야했다. 서울시내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는데 순간 Los Leones 역을 지나는 것으로 착각하고 거북함을 느끼다 아니지 여기는 서울이지 하며 안도했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1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9

Monday, September 14,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9

서울살이 6: 오빠 카드 찬스인데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나가 이걸 사왔냐며 카드주인이 기막혀 한다. 바나나우유도, 부드러운 빵으로 만든 한국식 샌드위치도 먹고 싶었고, 참외는 마지막으로 먹은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 땡겼고, 빗길이라도 길을 걷고 싶었을 뿐이었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9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8

Sunday, September 13, 2020

그들의 도전 500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상호 휴대폰 통화시 로밍 요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Covid-19로 오가기도 어려워진 시절, 이런 협약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Chile y Argentina terminan desde hoy con cobro adicional por roamingEl Mercurio | [B] Economía y Negocios | 28/08/2020
그들의 도전 501그들의 도전 499

Saturday, September 12, 2020

이웃집 남자 388

(칠레)친구 M. 아들이 둘. 민주적인 엄마였다고 자부했단다. 아이들에게 "강요"가 아닌 "권유"로, 독립적인 아이들로 키웠다고 자부했단다. 절약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원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사도록 했단다.  그러나 어디나 그렇듯 자식농사는 맘대로 되는게 아닌 법. 큰 아들은 늘 엄마의 "권유"를 존중해 "필요한 것"을 샀지만, 작은 아들은 "원하는 것"을 사곤 했단다. 그리고 지금도  "필요한 것"만을 사는 큰 아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장기융자로 자기 집을 장만했고, 지금도 "원하는 것"을 사는 작은 아들은 집, 차 다 가진 여친을 만나 결혼했단다. 

이웃집 남자 389

이웃집 남자 387



Friday, September 11,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8

서울살이 5: 한국에 오니 지하철을 타도, 뉴스를 봐도, 사람들의 옷차림을 봐도, 너무 깨끗하고, 너무 잘 살고, 나는 감동의 연속인데 다들 불만이 많다. 하루 5, 6천명 확진자를 거뜬히 넘다 1, 2천명대로 내려가 안정세라 좋아하고, 우리는 너무나 잘하고 있다 자화자찬하던 칠레에 있다 한국에 오니 물론 상황은 어려워지고 있다지만 다들 난리, 모두가 걱정, 걱정, 걱정 투성이다. 칠레의 시위며 제반 문제가 정치적 이유냐는 어느 분 질문에 잠시 할 말이 안떠올랐다. 원초적 배고픔을 설명하기 어려워서였다. 조카의 조언, 이제 한국에 왔으니 한국 기준으로 걱정을 해야 한단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9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7

Wednesday, September 9,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6

서울살이 3: 어젯밤 11시부터 새벽 2시 (칠레시간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 단과대 회의, 아침 6시부터 7시(칠레시간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학과 회의. 그동안 (칠레에) 내린 비로 물이 샌 연구실이 여러 곳인데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은 아직 락다운이라 가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작년 10월 이후 캠퍼스는 거의 비어 있는 상태. 화면에 보이는 동료들의 두터운 스웨터. 바로 얼마전까지 곁에 있던 일, 이제는 멀리서 지켜보는 일.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7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5

Tuesday, September 8,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5

서울살이 2: 약속 장소로 가는 길. "컬투치x" 윗층이라길래 지나가시는 분께 물었다. "컬투치x이 어디에요?" "홀트아동복지회요?" 내가 설마 친부모 찾으러 한국에 온 해외입양아?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6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4

Monday, September 7, 2020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4

서울살이 1: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대학교 규장각 국제한국학센터에서 규장각펠로우(객원연구원)로 일하게 되었다 (기간 중 칠레가톨릭대학교와 dual-job). 칠레살이 만16년 5개월 동안 독일에 한 학기 동안 가 있던 기간을 제외하고 칠레를 이렇게 장기간 떠나기는 처음이다. 어떤 이유로든 칠레를 떠날 때의 시나리오에 피난 보따리 싸듯 트렁크 두 개 들고 시위와 전염병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은 없었다. 학기 마치자마자 가자에서 일단 피하고 보자 결심하기까지의 고민도, 우연히 공고를 보고 한국리듬에 맞춰 허걱허걱 지원 준비를 하는 일도, 트렁크 두 개에 들어갈 것들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일도, 비행기 탈 때까지 가슴 졸이는 일도, 물론 각본에 없었다. 작전 수행하듯 비행일정을 잡고 항공권 구입하는 일을 도와준 친구부터 염치불구한 급작스런 부탁에도 추천서를 써주신 분들까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도움을 받았다. 작년 10월 시위 이후의 간헐적 집콕과 올 3월 중순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130일의 공식적 집콕, 꼬박 만 이틀간의 한국행 여행, 그리고 두 주 간의 격리를 마치고, 이제 걸음마 배우는 아이처럼 바깥 나들이 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 내가 길을 걷고 있다는게 꿈만 같다. 갑자기 우리말을 많이 하니 턱관절이 거북하고 분명 우리말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말들도 다시 배우고 있다. 지하철에서 행여나 누가 훔쳐갈세라 가방을 앞으로 꼭 붙잡고 있으니 사람들이 흘끗흘끗 쳐다본다. 다 아는 것 같은데 다 모르겠는, 익숙하지만 낯선, 새로운 세상에서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5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83

Sunday, September 6, 2020

못난이의 도전 375

궁시렁 궁시렁 현실복귀 23: 칠레 친구들이 칠레가 그립지 않냐고 묻는다. 이제 막 한국에 왔는데 자꾸 언제 칠레로 올거냐고 묻는다. 넉 달 넘는 집콕 중엔 잘 사나보다 내버려두더니만 말이다. “그러게, 나도 너희가 보고 싶지” 하면서도 싱글생글 웃어대니 친구들이 “너 지금 한국 가서 진짜 좋구나” 한다. 이제 한국상황을 sns에 꼭 스페인어로 올리라고 성화들이다. 아무리 한국이 좋아도 그래도 칠레에서 그리운걸 말해보라는 친구들과의 대화 중 떠오른건 진한 칠레꿀. 아침마다 마시던 진한 에스프레소+꿀 한 스푼.

못난이의 도전 376

못난이의 도전 374

Saturday, September 5, 2020

못난이의 도전 374

궁시렁 궁시렁 현실복귀 22: 한국에 오니 불편한 점은 분리수거. 원하면(?) 종이나 플라스틱 정도만 따로 내놓고, 아무 봉투에, 아무 때나 버리고 살다 뭘 어디에 어떻게 무슨 요일에 버려야 하는지 배우는 중. 경비아저씨가 "///호 칠레에서 오신 따님이시죠? 격리 끝나셨어요?" 하신다.

못난이의 도전 375

못난이의 도전 373

Friday, September 4, 2020

못난이의 도전 373

궁시렁 궁시렁 현실복귀 21: 격리 끝나자마자 쏟아지는 비를 뚫고 미장원 나들이. 마지막으로 머리 손 본게 2월 5일. 마지막 대면수업이 3월 12일. 칠레 탈출을 빼고는 두 시간 이상 나들이가 거의 반 년만.

못난이의 도전 374

못난이의 도전 372

Wednesday, September 2, 2020

못난이의 도전 371

궁시렁 궁시렁 현실복귀 19:-칠레확진자 371,023명. 지난 주 아슬아슬하게 일일 확진자 천명대를 유지하더니 다시 야금야금 2천명대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그래도 상황이 호전되었다 자체평가를 내리니 긍정마인드에 박수. 여기저기 시위 뉴스는... . 자가격리 조치된 확진자 2천여명 이상이 그동안 외출증을 끊어 돌아다녔다는 뉴스는..에이 모르겠다; -어제도 나는 반나절 이상을 잤다. 그리고 더 잘 수 있다. 일 관련 메시지는 그냥 무시하고 잤다. 작년 10월 시위 시작 무렵 밤새 헬리콥터 소리를 들으면서도, 길에서 탱크를 보고도, 올해 코로나로 넉 달 넘게 집콕하는 동안에도, 불안해서 잠을 설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그래도 긴장하고 힘들었나보다고 나를 다독여주기로 했다. 격리가 얼마 안남았네.. 이제 잠에서 깰 시간.

못난이의 도전 372

못난이의 도전 370

Tuesday, September 1, 2020

못난이의 도전 370

궁시렁 궁시렁 현실복귀 18: 새벽에 일어나 체온 재고 자가격리진단 올리고, 새벽에 배송된 단팥빵과 따뜻한 커피 한 잔이라니. 얼마만에 먹어보는 단팥빵인가.

못난이의 도전 371

못난이의 도전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