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31, 2012

못난이의 도전 33

나는 아직도 스페인어로 전화통화하는게 두려울 때가 많다.
무언가 complain을 해야 하거나 항의전화를 해야할 때 특히 그렇다. 새로운 카드나 은행상품이 나왔는데 사겠냐고 저쪽에서 전화를 할 때에는 더이상의 친절이 무색할 정도로 다정하지만, 막상 내가 항의를 할 때에는 냉랭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챈 순간부터는 "고객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잘 못 알아들었는데요" 라던가 "고객님, 제 말을 잘 못 알아들으셨군요"라고 말하기 일쑤다. 그럼 나는 내가 제대로 말했고 제대로 알아들었다는 것을 확신하는 순간조차도 정말 그런가.. 위축이 된다.

인터넷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또 삽질할 생각에 미리 기분이 나빠져서  전화를 못(안)하고 있었다. 추가요금을 더 내면 집에서 WiFi를 쓸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칠레)친구가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놀러 왔길래 이 얘기를 했더니 당장 통신회사에 전화를 했다. 내가 쓰던 인터넷은 구제품이고 신제품이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는데 통신회사에서 나한테 알려주지 않고 그냥 옛날 요금을 계속 받고 있었던 거다. 친구가 "이건 거의 도둑 심보 아니에요? 어서 해결해주세요"  그리고 다음날 기사가 와서 (이미 오래 전에 나온) 새 제품으로 바꿔주었고 다음달부터 나는 무려 우리돈 4만원 돈을 덜 내게 되었다.

이렇게 쉬운 거였다..

못난이의 도전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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