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을 만나면 내 status를 파악하고 이내 내 몸값(?)을 계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이, 학벌, 완전 미혼인지 돌싱인지, 자녀여부 등등을 물으며 (좀 과장하자면) 점점 내 값을 내리는 눈빛을 읽을 때도 있다.
(칠레)친구 CG는 경제학 박사에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말그대로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데리고 나타난 남자친구는 그녀보다 열두살이나 많고 직업도 별볼일 없는 그저 그런 남자였다.
"CG가 너무 아깝다"는 내 말에 다른 (칠레)친구 A는 이렇게 말했다. "CG 정도면 구색 맞추기로 그런 여자친구를 원하거나 이용하려고 다가오는 남자들도 많아. 그런데 지금 남자친구는 자기 밥벌이 할 정도는 되고 CG가 버는 돈이나 CG의 지위를 이용할 마음도 없고 그러지도 않아. 인간적으로도 너무 훌륭해. 그리고 바쁜 CG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그 이상 바랄게 뭐가 있겠어?"
그렇다. 정작 내가 계산되는 것은 그토록 싫어하면서 나도 누가 누구에게 아깝고 어쩌고 계산을 하고 있던 거다. 누가 더 잘 나고 못나서 아깝고 말고 계산기 두드려 되는 일이 사랑은 아니지 않는가.
이웃집 남자 29
이웃집 남자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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