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17, 2012

못난이의 도전 61

처음 칠레에 왔을 땐 느려터진 인터넷 때문에 내 속도 터진다고 투덜댔다.
게다가 엄청난 속도의 인터넷을 뽐내기라도 하듯 내용물 꽉찬 한국의 어지간한 웹페이지는 툭하면 깨지거나 사진은 안 나오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살다보니 칠레도 나름 발전하는 나라라 인터넷 속도도 약간씩 빨라지고, 나도 이곳 리듬에 적응을 하고, 그래서 가끔 한국에 가면 오히려 정신없이 빠른 인터넷 속도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이를 칠레에 잠시 계셨던 TG님은 "칠레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며 받는 1.4 GB 영화가 딱 5분 만에 다운로드가 됐다. 가마솥밥만 지어먹다 햇반이라는 존재를 알게된 사람 같은 기분이 든다."는 기막힌 구절로 표현하셨다.)


그래서 나는 한국드라마가 보고 싶을 땐 교환학생들이나 주위 지인들에게 부탁을 한다. 1시간 넘게 다운로드가 제대로 되었는지, 중간에 끊기지는 않았는지 신경 써 줄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운로드 받은 드라마 있으면 달라고 할 때 '제가 사이트 알려 드릴까요?"라고 하면 달라고 하는 주제에 에잇! 누가 그걸 몰라! 하게 되는 거다. 후배가 놀러와서 요새 무슨무슨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길래 "다음에 만나면 줘" 했더니 "제가 사이트 알려드릴까요?" 한다. 에잇! 누가 그걸 모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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