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학생 S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얼굴 이 곳 저 곳에 구멍을 내 링을 걸고 다니는 그녀의 기이한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S가 한국학생이었다면 도대체 귀 뚫고 코 뚫은 것도 모자라 입술 아래까지 뚫었냐고 호되게 야단이라도 쳐주고 싶었지만, 칠레애더러 내가 무슨 소리를 하리요, 할 뿐이었다.
물론 이런 모습이 칠레학생들 사이에서도 보편적인 일은 아니어서, 다른 아이들도 종종 그녀에게 "뚫을 때 안 아팠어?"하며 묻기도 했다.
어느날 S를 보고 무언가 달라졌다 싶었는데 보니 코와 입술 아래에 달고 다니던 링이 안보인다. "음... 뭐가 변한 것 같은데?" 했더니, "네, 링을 뗐어요."한다. "왜?" "그냥 어릴 때 호기심에 뚫은 건데, 너무 후회가 되더라구요." "자국 안남아?" "남죠.. 그래서 속상해요......그런데 점차 막힌대요...."
역시나 그녀의 코와 입술 아래에는 아직도 구멍이 보였다. 나는 그녀가 얼굴 여기저기를 뚫어 링을 걸고 다닐 때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야단은 못쳤지만, 달라진 그녀는 마음껏 칭찬해줄 수 있었다. "너무 예쁘다. 링 없는게 더 잘 어울리는걸?" "정말요?" S도 활짝 웃었다.
칠레미장원탐방기 18
칠레미장원탐방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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