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30, 2012

칠레미장원탐방기 21

친한 (칠레/여)친구 그룹과 처음 친해질 무렵이었다. 유달리 말이 많은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녀만 나타나면 나머지는 모두 입을 뗄 기회조차 없었고, 하는 말마다 불평이었다. 나는 그녀가 말할 때마다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사납고, 계속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게 듣기 싫었지만, 다른 칠레친구들 앞에서는 차마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너흰 다 칠레사람들이니까 한 편일거 아니야 라는 얕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다음 모임에도 역시... 친구들은 그녀가 왜 안왔는지에 대해서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얼마전 내 생일에 우리가 모였는데 느닷없이 그녀가 그룹 중 한 명에게 전화를 했다. 하필 우리가 모여 있을 때 전화가 오다니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인가 말이다. 자기가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고 했다나... (우리 모두 에이, 무슨 소리야, 의도적이지 했다). 잘 지내냐고, 우리 그룹은 다 어찌 지내냐고 물었다나.. (우리 모두, 오 노, 몰라도 되거든 했다).

전화를 끊고 그제서야 친구들은 왜 그녀를 더이상 부르지 않는 지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말할 때마다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사납고, 계속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게 듣기 싫었던 것은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대화가 듣기 싫었던 것이다. 내가 너희는 다 칠레사람이라 친할 테니까 난 그런 말을 차마 못했다고 하자, 친구들이 말했다. Wonjung,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거야. 

칠레미장원탐방기 22
칠레미장원탐방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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