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S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교수님, 제 성격이 조용해요?" 칠레친구들이 주말에 뭐 했냐고 물어서 아무 일도 안했다/별 일 없었다고 하면 애들이 이상하게/안스럽게/심지어 불쌍하게 본다는 거다. 자기는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혼자 지내냐고 한다는 거다.
(칠레)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늘 무언가 대화를 준비해 가야 한다. 처음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실컷 이랬네 저랬네 시시콜콜한 얘기를 다 해놓고 "자, 이제 너 얘기해봐" 그러면 난감했다. 거기서 대꾸를 안하면 자기들과 얘기할 의사가 별로 없는 걸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 얘기나 다 하는 것 같은 칠레사람들도 절대 중요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 잘 들어보면 대충 시시콜콜한 얘기로 자기를 적당히 드러내기만 할 뿐이다. 이런 대화법이 아직도 아주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대충 익숙해지고 나니 가끔 한국에 갈 때 누가 "어떻게 지냈어요?"하고 물으면 나름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게 된다. 이러면 이런가 보다 저러면 저런가 보다 솔직하게 답하고 뭐 했냐고 물으면 뭐 했다고 답하고... 그러자 어느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민선생은 그게 전략이야?" 난 여기서도 저기서도 헤맨다.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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