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12, 2011

잘 먹고 잘 살기 12

-한석봉과 교수님


Y는 그 학기 유일한 한국교환학생이었다. 혼자여도 절대 기죽지 않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교환학생들 파티가 있다고 자기 혼자 한국음식을 만들어 가보고 싶다고 했다. 너 혼자 뭘? 했더니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냈다.

그 학기엔 매주 금요일마다 지방에 강의를 하러 갔는데 마침 그 날은 학교축제가 있다고 휴강이었다. 장 봐와서 우리집에서 만들어라 했더니 양손에 한가득 장을 봐왔다.

그때부터 거의 4시간 가까이 Y는 야채를 썰고 나는 부침개를 부쳤다. 아이고.. 내가 왜 고생을 사서 하나 그러면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야채를 써는 모습이 기특해서 집에 있던 당면으로 잡채도 좀 해주었다. 늘 그렇듯 만들기는 어려워도 먹기는 쉬워서 내놓은지 몇 분 만에 동이 났다고 했다.

Y가 한국에 간다고 자기가 볶음밥을 해주겠다고 했다. 학기 끝나고 중남미 여기저기 여행다니며 딱 두 번 만들어봤는데 성공적이었다나. 양파가 어찌나 매운지 눈물을 흘리며 썰고 ..뚝딱뚝딱 얼마 후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정말 맛있는 볶음밥! "땀 뻘뻘 흘리며 부침개 부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네?" "저도 같은 생각했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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