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새로" 나에게 주는 선물" 코너를 만들어
칠레에 온 이후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짤막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과 더불어 올릴만한 사진을 찾다 발견한 사실. 내가 2009년 이후 2010년 무렵부터는 학회를 제외한 말그대로 '여행'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는 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처음엔 멋모르고 지냈고, 2008년 무렵엔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고, 나는 왜 다른 동료들보다 승진이 늦냐고, 혼자 속을 끓이고 억울해하고 울고 짜고... 그러다 거짓말처럼 어느날 갑자기 "근데, 지금 일이 너무 재밌잖아. 그럼 된거잖아"하면서 "저 불쌍한 것'하면서 나보다도 나를 더 긍휼이(?) 여기는 몇몇 사람들이 무안하리만큼 실실 웃으며 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걱정하는 (칠레)친구들이 "학교에서 쫓겨나면? 프로젝트를 못따면?"하고 물으면 "그럼 그냥 한국 가지 뭐." 이러면서 실실거려 (칠레)친구들이 더 기막혀하던게 바로 2009년 무렵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마일리지로 어떻게든 틈을 내서 하던 짧은 여행마저도 거의 안하기 시작했다. 왜?
2010년부턴 도대체 뭘 하고 지냈나 돌이켜보니, "저명한 칠레교수한테 네 아이디어를 주고 그 사람을 이름을 넣어. 그래야 딸 수 있어. 네 이름으로? 웃기지 마."라는 한 칠레친구의 말을 듣고 말그대로 열받아서 칠레연구재단에 연거푸 개인프로포절을 내고 연겨푸 떨어지느라(?) 꼼짝을 못했다. 두어 번 낙방 후 마침내 칠레연구재단개인프로젝트를 따고 나니 이번엔 프로포절에 적힌 대로 공부하는 척이라도 하느라 꼼짝을 못했다. (이래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거다! 가끔 또 단과대에서 프로젝트 진행 과정 묻는 뭔 심의위원회까지 하니 '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게다가 전에는 "네가 그걸 어떻게.."하던 분위기에서 "그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계속 내야 하는 건데?"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또 뭘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니 시간이 나면 찌꺼기가 쌓인 뇌를 쉬느라 죽은듯 잠만 자거나 블로그질을 했다. (지금도 그러고 있지만)
오밤중에, 역시나 할 일을 잔뜩 쌓아두고 블로그질을 하다 갑자기 칠레연구재단프로젝트가 올해 (2013년) 끝나는데, 내년에 내서 운좋게 되면 후년부터 다시 시작인데 안되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또 생각해보니, 까짓거 떨어지면 몇 번이고 또 내면 되는거지 뭐가 문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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