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9, 2012

잘 먹고 잘 살기 50

(칠레)친구 C는 프랑스 매니아다. 프랑스와 관련된 무엇이든 찬양해 마지 않는 그녀가 집에서 요리강좌를 하는 프랑스여인네 H를 찾아내서는 같이 요리 강습을 들으러 가자고 성화를 했다.


이 프랑스여인네는 요리도 요리지만 사업수단이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 그녀가 사용하는 신기한 요리기구들, "그거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묻기가 무섭게 "아, 프랑스에서 우리 시어머니가 사오셨어"라며 물건을 꺼내 놓는다.

요리 강습 시작 전 내 준 그녀가 직접 만든 서너가지 종류의 foie gras. "어머 너무 맛있다"고 말하자마자 냉동고에 미리 만들어둔 프와그라를 보여주며 "필요한 사람은 사가"라고 말한다. 요리강습이 끝날 무렵 그녀의 앞치마주머니는 현찰로 가득찼다.

7가지 후식 강습 후 몇 달이 지나자 친구 C는 이번엔 H가 하는 태국요리강좌를 들으러 가자고 했다.  프랑스여인네가 요리하는 태국요리는 어떨까 싶어 요리강습을 받으러 간 날, 굴소스, 생선소스, 태국카레... 처음 보는 소스라고 탄성을 지르는 칠레여인네들에게 그녀는 미리 준비해 둔 쟁반을 보여주었다. "생선소스랑 태국카레는 잘 모르고 사기는 어려울 것 같아 준비해놨으니 필요한 사람은 사가세요."

그녀가 내민 쟁반에는 작은 플라스틱 병/통에 생선소스와 태국카레가 2Ts 정도씩이 담겨있었고, 역시나 요리강습을 듣던 여인네들은 탄성을 지르며 너도나도 소스를 사고, 그녀의 앞치마는 다시 지폐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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