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명문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 아시아학과 로스 폴 킹 교수(51)가 27일 한국 모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나 기업의 지원, 한국 국민이나 북미지역 교민들의 관심이 부족해 더이상 한국어 교육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는 기사가 났다.
칠레보다야 잘 산다지만 중국/일본과 수치를 비교하면 늘 아래에 있는 한국, 그러나 한국에서는 칠레보다 잘 사는 국가니 한국이 제법 대접을 받겠거니 (혹은 받아야 한다고) 기대하는 한국, 아시아학센터가 아직 초기단계고 내가 어떻게든 버텨내기 위해 아둥바둥 프로젝트며 협찬을 따서 버티고는 있지만, 중국의 무서운 투자와 중국 자체만이 흡입하는 인기를 보며 생각하는 한국학의 미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기사를 읽는 내 마음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매년 프로젝트, 행사 관련 협찬을 받으러 다니는 것도 내 일인데 킹 교수의 다음 말이 나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한국정부나 기업의 지원은 모국에 대한 자부심이나 장기적 투자라는 철학이 없이 '한국어교육예산이 없다'는 현실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당혹감, 열학한 환경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에서 출발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애초에 한국어보다야 한국학으로 방향을 잡고 가고 있다지만, 한국학관련 행사 때마다 "민교수 고생하니 내가 도와줘야지" 하는 기업인들에게 그저 감사하다고 머리를 조아리고 사는 것은 다르지 않다. 킹 교수의 인터뷰를 읽으며 어느날 나에게도 들 수 있는 '아니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내가 쓸 돈도 아닌데 이러고 살아야 하나', '관두자 더럽고 치사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 나도 킹교수처럼 "더이상 한국학을 위해 비굴하게 이곳저곳 다니며 지원을 요청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그만둘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나는 머리 조아려 치사한 것보다 더 치사하게도 킹교수 핑계를 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좀 못나게 더 도전해보고 싶은 것,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래야 할 것 같아 참여하게 만드는 한국학이 되게 하고 싶은 것, 그래서 버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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