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17, 2012

이웃집 남자 52

유난히 사근사근한 K군. 센스와 재치로 우리 밥멤버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뻔히 속보이는 아부인줄 알면서도 적당한 수위를 조절하는 그의 눈치빠름에 다들 그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이러저런 얘기 중 그는 갑자기 "제가 여기 있는 동안 교수님께 어울릴만한 분을 찾아드릴까요?" 했다. "아.. 말은 고맙지만 난 칠레에서 스토커에 하도 치어서 그냥 사양... " 그리고는 농담반 진담반 "난 여기 살면 살수록 한국토종남자가 좋은데 한국남자들은 나같이 외국에 오래 혼자 산 여자들 안좋아해요. 남자 많이 사귀며 자유분방하게 살았겠다라거나, 여자가 얼마나 독하면 거기서 버티고 사나, 무섭다, 그러지."

그러자 그는 "흠.. 뭐 교수님이 호락호락해 보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러더니 우울해진 내 표정을 눈치챈듯 갑자기 "근데요 교수님. 교수님은 독하거나 센 분이 절대로 아니에요. 교수님이 여기서 버티시는건 교수님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뭐랄까, 행복한 에너지? 교수님은 독종이라기보다 그런 교수님만의 매력으로 버티시는 거에요."

아.. 이 얼마나 기막히게 속보이는 아부인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나의 속보이는 얄팍함은 또 어떤가?

이웃집 남자 53
이웃집 남자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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