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사람들은 냄새에 무척 민감하다.
(냄시 레이시즘이 있다는 말은 차마 하기가 싫다...)
음식을 할 때에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칠레사람들이 사용하는 양념은 우리 양념과는 무척 다르다. 그래서 냄새 나는 된장찌개, 고추장이 들어간 볶음 요리는 주말에만 해먹는다.
어느 일요일 인터넷에서 콩나물버섯볶음 레서피를 발견하고 한번 만들어봤다.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등등.. 저녁에 성당에 가야 했지만 레서피에 마늘이 안들어가 있기에 안심하고 만들어 먹었다.
이를 닦고 향수를 뿌리고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위층에서 타고 내려오던 이웃남이 살짝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 보였다. '아니 너 뭐야. 왜 인상 구겨.' 속으로 흥흥거렸다.성당에 갔는데 옆사람 표정이 좀 이상했다. '넌 또 뭐야'
집으로 돌아와 대문을 열고 그제서야 알았다. 부엌 환기팬을 돌리고 촛불을 켜고 창문을 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했으나 집안 전체에 퍼지는 고추장/간장의 향기....... 잘 먹고 잘 살기도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먹고 잘 살기 49
잘 먹고 잘 살기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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