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11, 2013

그들의 도전 92

(칠레)학생 R은 아시아에 관심이 많고 똘똘한 학생이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다고 제법 진지하게 나와 의논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R의 부모님께서 한국으로 가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결사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언제 전쟁날지 모르는 나라에 왜 가냐고, 그리고 그렇게 작은 나라에 뭐하러 가냐고...  R은 나를 찾아와, 대신 부모님께서 일본행을 권하셨노라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60년을 전쟁이 날 듯 안나는, 그리고 안 날 것으로 보이는 나라와, 방사능오염물질이 득실득실한 나라 중 어디가 더 나은지 한번 여쭤보라고 했다. R과 그의 부모님은 전쟁보다 방사능오염을 택했다. 아쉽고, 화도 나고, 그러나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오래 전에 약속한 일이라 R에게 추천서를 써주었다. "일본이 당면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택한, 일본을 진정 사랑하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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