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2, 2013

이웃집 남자 114


호주에서 호주 국내선을 탔는데 공항 게이트에서부터 어떤 양복입은 남자가
자꾸 날 쳐다보고 웃었다. '동양여자 처음 보나? 뭐가 묻었나?' 하다 비행기를 탔는데, 마침 그 남자와 내가 같은 열에 앉았다. 소형국내선비행기 같은 열에 앉아 있으니 뻔히 서로 보이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보면 날 쳐다보고 실실거리고 웃다가 다른데 보는 척을 한다. '아니 이 남자가 뭐하자는거야'하고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화가 난 듯 확 나가버렸다.

이 얘기를 호주친구들에게 하니 "그럼 네가 말을 걸었어야지!" 한다. 다른 (미국)친구는 '"말이라도 걸어보지"하더니만 "호주 남자들 너무 점잖다"한다. 발끈한 내가 "그게 점잖은 거야? 쫀쫀한 거지"하자 이 친구는 한 술 더떠 "와인이라도 한 잔 갖다주지"한다. 칠레친구들 왈, "그 남자가 그 정도 힌트를 줬으면 네가 아무 말이나 걸어 보던지 너한테 말할 분위기를 만들어 줬어야지!" (미국)친구의 결론, "You belong in northern hemisphere." 그리고 나에게 마지막 uppercut을 날린 다른 (미국)친구의 말, "Wonjung, 혀는 말하라고 있는거야." (칠레)친구, "그 자식도 너만큼이나 모자란 XX구나."

그래, 누가 나를 위로하리. 내가 나를 위로하리. 다른 (칠레)친구 왈, "얘, 남자가 쳐다보면, 어머, 내가 맘에 드나?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거 아니니?"

이웃집 남자 115
이웃집 남자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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