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4, 2012

못난이의 도전 42

사촌오빠가  예전에 내가 쓴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 찍어 보내 왔다.
"오늘 우연히 ///를 영등포에서 만났고, 같은 날 같은 빌딩의 교보문고에서 원정이를 만났습니다. 원정이는 피지컬리 만난 것이 아니고 교보문고에서 원정이가 집필한 책을 만났습니다"라고 사촌들에게 메일로 보냈다.

칠레에 오기 전 한국에서 시간강사하던 2003년도에 쓴 책. 네임밸류 없다고 여기저기서 퇴짜맞은걸 강의나가던 한중남미협회에서 내주시게 되어 나는 저작권료도 받지 못하는 책이다. 그런데 그 책이 아직도 팔리고 심지어는 히스패닉계 종업원들을 많이 고용한 엘에이 교민들 사이에서도 팔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저 웃을 수 밖에. ㅠㅠㅠㅠ

이렇게 인터넷, 페북, 블로그, 심지어 요즘은 카톡까지 있어 지구 반대편에 살아도 서로 소식 전하고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칠레친구들은 페북과 메신저에 늘 접속상태인 나를 보고 잠 좀 자라고 하지만, connected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는걸 이들이 어찌 알겠는가.


블로그 역시, 나는 무거운 얘기, 심각한 얘기, 모두 가벼운 터치의 에세이로 쓰는걸 좋아하는데, 그것 또한, 에세이는 엄청 유명한 사람이 써야 팔린다는 출판사 얘기를 듣고 좌절하야... (에이 내가 그래도 한국학 쪽에서는 쫌 알아줘요, 아무리 울부짖어도 소용없었음. 게다가 실제로도 알아주는지는 확인할 길도 없음.)... 그러다 시작한 블로그질이 완전 재미들려서, 심지어 돈 받고 쓸 기사가 하나 있었는데 건 안쓰고 블로그질을 했다. 블로그가 일종의 therapy 역할을 해서, 내 칠레생활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랄까. 정말 힘들었던건 아직도 못쓰겠고, 내가 쓸 수 있는건 다 겪어내고 이겨낸 일이구나.. 뭐 이런 .. 하여튼 혼자놀기의 정수!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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