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6, 2012

이웃집 남자 41

나만 보면 왜 남자친구가 없냐고 걱정해주시는 (여자)분이 계시다.
 미국에 사시는데 가끔은 뜬금없이 "미국에 놀러와, 여기 누구 있는데" 하시기도 한다. 나를 나 이상으로 예쁘게 봐주시니 그저 고마울 뿐. 물론 나도 사람이니 가끔 외롭기도 하고 누굴 사귀고 싶은 마음도 들 때도 있지만, 나는 그 분에게나 나에게나 닥친 일 하고 살기도 바쁜 것으로 핑계를 댄다.

하루는 방학에 한국에 다녀왔다고 하니 "건진 건 없었어요?" 하신다. "뭘 건져요?" "뭐긴 뭐야." "아... 그게 뭐.. 근데 건진다 한들 예쁜애들 넘치고 유혹 많은 한국에서 하늘이 내려주신 인연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이 멀리 있는 저만 기다려주겠어요?"

그러자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은 사람 찾아주는 일 그런거 안하셔. 죽이고 살리는 일을 하시지. 누가 보내주는 일 절대 없어요. 부지런해야 해요. 본인이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마요."

그러나 부지런해도 모자랄 마당에 나의 휴일은 아침부터 세수도 제대로 안하고 안경을 끼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읽고, 쓰고, 그러다 이렇게 블로그까지 끄적이고 있으니 이건 하늘이 누구를 보내주는 일 없음을 감사해야 할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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