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하시는 외국인교수 J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분은 당신이 한국에 사신 지는 10년 정도 되었고 한국과 관련하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박사논문을 쓰고 계신다고 하셨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통하는 점이 많아 이러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J는 곰취나물을 직접 무쳐 먹는다고도 하고, 서울의 강남은 싫고, 강북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게 취미라고도 했다. (한국사람 중 곰취나물 좋아하는 사람이 그리 많은가? 싶었다) 한국이 외국인들 장기체류하기엔 무척 불편한 나라라고 하면서 "난 론스타도 아닌데 왜 내 이름으로 집을 못사게 하지?"하는데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정서적인 면까지 이성으로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는 J의 의견에는 나도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다. J가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외국인의 모습을 느끼고 보는 것도 (그러고 싶은 것일지도) 어쩔 수 없었다.
우리말을 아주 잘하시는 어느 외국인교수께서 "난 뒷간에 좀 가요" 하셔서 웃은 적이 있는데, 어찌 그런 말도 아시나 하면서도 속으로는 실은 뒷간은 여자화장실을 지칭하고 남자화장실은 '측간'이라고 하는데..... 하고 피식 웃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뒷간이라는 말조차 아는 한국인은 또 몇 명이겠는가.
그저 나는 아.. 칠레친구들 앞에서 절대로 칠레에 대해 아는척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칠레의 구석구석을 후비고 다니는 것을 공부삼아 즐기고 칠레에 대한 이러저런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은 칠레사람들이 모르는 칠레에 대해 알 때도 있지만, 그러나 내가 마음으로부터 칠레사람이 아닌 것은 아닌 것이고, 머리로 공부하고 느낀 다른 나라에 대해 내가 알면 또 얼만큼을 알겠는가.
그들의 도전 32
그들의 도전 30
2 comments: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에요:)교수님 글 종종 보고 갑니다~ 계속 재밌게 써주세요
고맙다 진아. 계속 재밌게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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