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9, 2012

이웃집 남자 40

칠레의 어지간한 아파트에는 자그마한 수영장이 딸려 있는 경우가 많다.
9월부터 5월까지는 거의 비도 한방울 오지 않고 10-3월까지의 엄청난 땡볕과 건조함은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람들은 굳이 수영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여가를 즐기기 위해 수영장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칠레살이 만8년이 지났어도 나는 아직도 비키니를 입고 수영장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원피스 수영복을 입어도 되기야 되겠지만 그건 주로 할머니들이 입으시는지라.. 아직 그건 아닌 것 같다.)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수영장쪽에서 한 이웃남이 수영복 차림으로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행히 삼각팬티 수영복은 아니었다, 휴)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슴이 온통 털복숭이였다. 서양남자들 털 많은거야 여름이면 대충들 풀어 놓은 셔츠 밖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말이 필요 없는데 그는 가슴, 배, 전체가 털!로 덮혀 있었다. 엘리베이터에는 우리 둘 뿐인데 벽면에 달린 거울에 보이는 자기 모습이 좀 민망했던지 그는 뒤로 돌아섰다. 허걱, 이건 또 뭔가. 그는 등도 온통 털!복숭이였다. 나는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표정관리가 어려웠는데, 아.... 털복숭이 그는 안타깝게도 머리에만 털이 모자란 대머리이기까지 했다.

이웃집 남자 41
이웃집 남자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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