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14, 2012

칠레미장원탐방기 23

벌써 몇 년째 오로지 한국에 갈 때에만 머리를 자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칠레미장원에도 가보고, 한인촌 미장원에도 가보고, 혼자 앞머리만 자르기도 하고.. 등등 온갖 시도 끝에 내린 결론이 한국에 가서 머리 손보고 오면 칠레에선 '그냥 살자'기 때문이다.

2월 여름방학에 한국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9월쯤 되니 머리가 제법 자랐다. 더이상 긴머리가 '청순가련'이 아닌, 오로지 '가련'해 보이기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하던 차에 마침 학회가 있어 한국에 가자마자 머리부터 잘랐다. 

속모르는 (한국)이는 '아니 왜 거기 살면서 거기서 해결을 못하냐'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한국)친구는 '지금 상태 그대로 돌려가며 사진을 찍어둬. 그리고 거기 가서 딱 그대로만 잘라달라고 해봐'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 J가 내 소박한 희망을 무너뜨렸다. "교수님, 제가 사진 가지고 가서 자른 앞머리가 이 모양이에요....." 

아... 과연 앞으로도 가련형으로 머리를 길러야 하나, 내 머리에 실험정신을 발휘해야 하는가.. 끝이 안나는 고민이다.

칠레미장원탐방기 24
칠레미장원탐방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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