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제일 처음 가르쳤던 제자 A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처음 칠레에 와서 6개월을 가져온 돈 까먹어가며 빌빌거리고 있을 때 우연히 강의를 나가게 된 두 군데 지방대학 중 한 곳의 제자다. 당시에 나는 산티아고 근교에 살고 있었는데, 1년인가 2년 동안 강의를 나가던 중 산티아고로 집을 옮기게 되어 일주일에 두 번은 오며가며 모두 6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오로지 '집세'를 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강의를 나갔던 대학이다.
A는 그 사이 미국에 갔고 전부터 해오던 태권도 1급을 땄다고 했다. 거의 8년 전의 칠레제자가 미국에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날 찾아내는 걸 보니 지구촌이 좁아지긴 한 모양이다. 그리고 A의 메일을 읽으며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에 가서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세, 집세를 되뇌이며 멀미를 참아가며 강의를 가던 기억을 웃으며 떠올리는 걸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긴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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