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소식 없이 지내던 친구와 우연히 연락이 닿았다.
내 블로그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던 '그'는 뜬금없이 내 마음을 짚어냈다. "그'는 "칠레에 있을 때 한국이 그립고 한국에 있을 때 칠레가 그립다는 건 칠레에 있을 땐 칠레가 좋고 한국에 있을 땐 한국이 좋다라는 말과 같은 거"라고, "그러니까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했다. "가끔 너무 뭔가 그리움에 절절할 땐 결론 내지 말고 그 마음을 가만히 쳐다보면 우리 몸은 저절로 그 아쉬움을 해결하기도 한다"고, "게슈탈트 심리요법을 잠깐 빌려보면 사람은 수많은 미해결 과제에 의해 접촉경계 혼란이 와서 매사에 머뭇하고 아쉬워하고 찜찜해하며 살지만 결국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그 문제에 직면하는게 제일 좋다"고 "그래서 우선 나의 미해결 과제를 관찰해보고 그냥 그대로 바라보기만 해도 많이 좋아진다"고 했다.
가끔은, 아니 많은 경우, 정작 나 자신은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며 놓치는 많은 부분을 제3자는 읽어낸다. "칠레에 있을 때 한국이 그립고 한국에 있을 때 칠레가 그립다는 건 칠레에 있을 땐 칠레가 좋고 한국에 있을 땐 한국이 좋다라는 말과 같은 거"라는 진리를 나는 왜 몰랐을까. "그"가 내 남자가 아니었던 남자고, 현재도 내 남자가 아니고, 미래에도 내 남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메일을 읽는 동안에는 '이런 친구가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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