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대접해줘~
칠레는 "내가 누군지 알아?"가 지나칠 정도로 안통하는 나라다.
자국초청인사가 아니면 (외국 사절단이든 장관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VIP실도 사용료를 내야 하고 외교관입국시에도 짐검사를 한다. 몇년 전 어느 외교관 가족이 입국하는데 가지고 온 (한국)반찬에 있는 깨소금이 '씨앗'이라고 트집을 잡혔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지다보니 나도 이유없는 지나친 대접은 부담스러워한다. 동시에 오히려 다른 (한국)사람들은 인정없어 보이는 차가운 칠레분위기에 서운해할 수도 있다는걸 가끔 잊기도 한다.
지구촌 곳곳에서 성공한 한국인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멕시코에서 40년 이상 태권도 사범을 해오신 분에 대한 방송을 보고 있자니 멕시코 사람들이 '사범님께 큰 절'하며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칠레에서 저게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남이 잘해주는건 '잘해줄 이유가 있으니 잘해주는 거지 뭐. 자기가 필요한게 있나보지' 하고 마는 분위기에서 말이다.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도 사범님께 감사하다는 말은 빈말로도 안하는 모습에 실망하셨다는 예전에 (칠레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셨던 분의 말씀도 생각났다.
대접을 받는 것. 대접을 받을만해져야 하는 건지, 대접을 해주는 마음가짐을 먼저 가져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대접은 부담스럽게 받으면서 남은 이유없이 대접해줘야 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적응하는 것도,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둘 다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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