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4, 2012

그들의 도전 37

(칠레)친구 C가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 꽤나 오래 고생을 했다.
엄지 발톱을 붕대로 칭칭 감고 몇 달을 고생한 후 어느날 "어제 의사가 연고를 줬"다고 했다. "아니 그럼 지금까진 연고를 안준거야?" "응, 계속 먹는 약만 줬어. 바르는 약은 너무 독해서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고 준거래." 연고를 바르고도 별로 효과가 없자 그제서야 의사는 그녀의 엄지발톱을 빼기로 했다. 무려 반년 이상을 고생한 후에...

몇년 전 교환학생으로 왔던 제자가 취직하고 출장을 와서 샘플 안드로이드폰을 주고 갔다. 그런데 툭하면 저절로 꺼지고, 멈추고, 용량이 모자라다고 빨간 불이 들어오고.. 그래서 통신회사에 가져갔더니 포멧을 다시 해야 한다고 해서 두어번 넘게 포멧을 다시 했다. 그런데도 또 용량이 모자라다고 빨간 불이 들어오고 나니 안되겠다, 기기를 바꿔야겠다 싶어 통신회사에 갔다. 그런데 창구직원이 마침 내가 원하는 모델이 없다고 그 다음주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 다음주에 가니 이번 창구직원은 왜 기기를 바꾸고 싶냐고 묻더니만 자기가 검사를 좀 해보겠다고 한다. 잠시 후 그는 폰에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그렇다면서 포멧을 새로 해주겠다고 했다. 무슨 소리냐, 담당기술자가 벌써 3번이나 포멧을 해준거다, 그러자 그는 그냥 단순히 포멧이 아니라 기기를 완전히 청소하고 새로 까는거라나.. 그래, 뭐 어디 해보는데까지 해보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잠시 후 그는 내 폰을 가져왔고, 신기하게도 폰은 멀쩡해졌다. 칠레사람들의 가끔은 이상하리만큼 끈질긴 고집. 어찌보면 답답하고 어찌보면 타당해보이기도 하고, 8년을 넘게 살았어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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