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5, 2012

이웃집 남자 48

(칠레) 친구 C는 고지식한 남편에 불만이 많다.
그녀의 남편은 명문대 공대 출신에 잘 나가는 건축회사에서 근무하는, 말그대로 '사람 좋고 건실하고 게다가 돈까지 잘 버는' 남편이다. 나는 정신없고 시끄러운 C를 다 받아주고 그녀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는 그녀의 남편을 보면서 '저 남자 바람피나? 왜 저렇게 잘해줘? 저게 진심일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여자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줄 수가 있어?'하고 심술궂은 샘을 부려보기도 한다. 그러나 친구 많고 노는거 좋아하는 C는 모범생 남편이 답답하다고 늘 투덜댄다.

어느날 친구들 모임에서 그녀는 일에 치어 늦게 들어오고 집에 와서도 일만 하고 일요일에 아이들 데리고 나가 놀기로 했는데 급한 이메일에 답하느라 같이 놀아주지 못한 남편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친구들도 안만나고 말도 없고 그럴 수가 있느냐,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거 아니냐, 중년 남자의 갱년기 아닌가, 그녀의 걱정은 끝도 없었다.

그러다 그녀가 박사논문 쓰는 얘기, 외국유명대학과 double tutor-system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얘기를 하던 중 그녀는 갑자기 조용해지며 말했다. "맞아, 이 모든게 '그'가 없었으면 안되는 일이었어. 내가 논문 쓰도록 지켜봐주고 doublt tutor-system 신청해서 떨어질까봐 걱정할 때 넌 될거라고 용기를 주고..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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