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3, 2012

잘 먹고 잘 살기 43

언젠가부터 한국사이트에 올라온 요리레서피를 보면 살금살금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칠레에서 흔히 구할 수 없는 양념, 그 하나가 없으면 맛을 낼 수 없는데 한국에선 흔하디 흔해도 칠레에선 구하기 힘든 재료 등등. 게다가 두부나 한국식 부추, 한국 나물을 사기 위해 내가 지하철을 갈아 타고 한인촌까지 다녀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그러다보니 미국/영국/이태리 요리사들의 레서피를 자주 찾아보게 되고 해외에 사는 한국분들이 올린 한국요리사이트가 더 편해졌다. 그 중 내가 좋아하는 레서피가 바로 망치아줌마의 요리사이트다. 미국 한인슈퍼에서 파는 재료로 만든 한국요리들, 복잡한 요리기구 별 필요 없이 도마와 칼, 가스레인지만으로도 만들어내는 수많은 요리들, 닭강정에 (한국산)마른고추대신 멕시코칠리페퍼를 넣는 센스, 이러저런 한국나물을 구할 수 없을 땐 이러저런걸로 대신하는 지혜, 구하기 힘든 베보자기 대신 사용하는 cheese cloth. 말그대로 한국식재료를 맘껏 구할 수 없는 나같은 사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레서피다.

하나 더. 처음에는 조금 덜 세련된 것 같은 이 분의 투박한 몸가짐과 영어가 은근한 중독성까지 있다는 거다. "에이, 얌전치 못하게.."하면서도 자꾸 자꾸 또 보게 되고, 레서피대로 해먹어보면 정말 맛있기까지 하고, 그녀의 콩글리쉬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미 YouTube 조회수도 엄청나고 한국언론에도 소개가 되신 분이라고 한다. 나도 가끔 학생들이 한국요리레서피를 물어보면 이 분 레서피비디오를 보여준다.

한국이야 가격별로 나가 사먹을 거리들이 널렸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해외에서는 집에서 여러가지를 응용해가며 해먹게 된다. 망치아줌마는 내가 스트레스가 쌓일 때, 혼자 해먹기 싫어 밥멤버들 불러 모아 요리할 때 그녀의 레서피를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하는지 아마 모르실게다.

Maa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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