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9, 2013

그들의 도전 96

2008년에 시작된 국제한국학세미나에는
칠레가톨릭대학교 학부생들로 조직된 Team Korea가 있어 행사조직을 돕는다. 아직 아시아학이 전공과목이 아니니 말그대로 '우리 학생'이 없고, 교수가 무슨 일 한다고 돕는 문화도 없고, 자원봉사 문화도 그닥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 '도우미'들을 구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몇 년 전 국제한국학세미나에 참가한 한 (칠레)동료교수가 Team Korea를 보고 "쟤들 시간당 얼마 줘?"하고 물었을 정도다. 그러나 다행히도 매년 여차저차 스무 명 남짓 학생들이 나서서 일을 돕는다.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여기저기 협찬사에 부탁해서 자그마한 선물을 준다. 볼펜에서 한국어교재까지 선물은 다양하다. 행사가 끝나면 거하게 '먹는 파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성격상 '내가 이러이러한거 해준다'고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이걸 파악한 녀석들은 한번 Team Korea에 들어오면 졸업할 때까지 나가지 않는다. 올해 행사를 준비하는데 한 녀석이 "밥 주나요? 밥도 안주고 자원봉사를 하라는거에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다른 녀석은 '선물이 있어요? 돈을 안주면 뭐라도 있어야 하는거 아니에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몇 년 째 내 일을 도와 온 학생이 말했다. "애들이 참 '눈치'가 없어요. 교수님은 다 헤아려서 알아서 해주시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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