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4, 2015

못난이의 도전 190

2014년..
칠레살이 만10년 치레를 혹독하게 했다. 이젠 여기에 '그냥' 사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고민은 할 겨를도 없이 사람(들)으로 치이고 상처받는 일이 유달리 많았다. 그런데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어떤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울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울어도 울어도 끝이 없이 울음이 나왔다. 그것도 아주 꺼이꺼이... 내가 왜 우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일은 몰리고 그러다 급기야 번아웃 직전까지 갔는지 하루는 집앞에서 그냥 누워버렸다. 우울증인가? 갱년기 증상인가? 별 생각이 다 들 정도로...

그리고는 문득 깨달았다. 지난 10년을 '사느라' 정신이 없어 힘들다는 말은 커녕 생각조차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는 것, 울고 싶어도 맘 놓고 울어 본 적도 없다는 것.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수업은 물론 11월 행사 준비에 책 출판 준비에 내 페이퍼에.. 할 일은 많은데 행여 어디서 차질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마음과 혼란스러운 마음과 울음이 범벅이 되어 몇 달을 보냈다. 잡생각이 안들게 하려고 지칠 때까지 일을 하고 자려고 누우면 또 눈물이 나와 잠도 잘 잘 수가 없었다.

모든 일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행사는 기적적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 몇 년간 나와 함께 일을 해온 사람들/학생들은 마치 내 복잡한 마음을 아는 듯  "이거 할 때 되지 않았어요?" "이거 해야 하는 거죠?"라며 내가 넘어지지 않게 해주었다. 몇 달을 울고 나니 개운하고 더이상은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나'로 돌아왔다.

힘든 마음을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가 말했다. "Wonjung, 나는 올해 너에게 일어난 여러 일들을 옆에서 지켜봐왔지만, 정작 너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은, '걔는 일벌레고 여기저기 알려져 있고 밖에서 볼 때는 나름 잘 나가는 것 같고... 근데 뭐 내가 마음에 scratch 좀 냈다고 상처를 받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정작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이지."

못난이의 도전 191
못난이의 도전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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