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8, 2013

못난이의 도전 117

O는 몇 년 전 인턴으로 왔었다.
나를 처음 보고 한다는 소리가, "어라? 저 교수님이 신문에 쓰신 글 아니었으면 우리 또래인 줄 알았을 거에요." (이걸 내가 좋아해야 하나?) "그거 아세요? 외국에서 혼자 3년 이상 밥벌이한 여자는 함부로 건드리는게 아니래요." (얘가 지금 내가 교수라는 걸 알기는 하나?) "또 뭐 시키실 건데요? 저 그건 이미 아는데요." (이걸 어째야 하나..)

그렇게 까불던 O가 돌아갈 무렵이 되니 얌전해지고, 돌아가더니 덜커덕 취직도 했다. "칠레에서 교수님한테 하도 야단 맞고 잔소리를 들어서요, 그때 야단 맞은대로 했더니 회사에선 완전 칭찬 받아요." (아이고.. 이 녀석은 변함이 없네...)

얼마 있으니 내가 한국에 가자 자기 남자친구를 소개한다. "제가 남자친구한테요, 교수님 덕분에 얌전해 졌다고 했어요, 히히" (아이고.. 못말린다 못말려..)

또 얼마 있으니 결혼을 했단다. 내가 한국에 가면 "저 돈 잘 벌어요"하며 밥도 사주고, 한국에서 어리버리 헤매는 선생을  버스정류장까지 모셔다주기도 한다. "다른 학생들은 야단쳐주지(?) 마세요. 선생님 사랑은 저만 받고 싶어요"라고도 한다.

까불까불 그녀가 얌전이 그녀가 되고 이제는 아기엄마가 되었다. 아기를 안고 찍은 사진을 보니 까불까불하던 몇년 전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신통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녀를 꼭 닮은 까불까불 아들래미 키우며 알콩달콩 잘 살게 확실하다. "그래 어디 너도 너 꼭 닮은 개구쟁이 아들한테 당해봐!"

못난이의 도전 118
못난이의 도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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