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4, 2013

이웃집 남자 110

학회가 있어 호주에 가는 길이었다.
호주에도 처음 가보는 길이었고, 호주 Q항공도 처음 이용해 보는 바였다. 좌석에 앉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낯익은 두 분이 보였다. 잠시 칠레에 계시던 한국인교수님 내외분이었다. 언제쯤 호주를 경유해 한국에 가신다는 것을 들은 기억은 있으나 같은 날 같은 비행기에서 마주치니 놀라서 말이 안나오고 사모님께서는 너무 놀라 나를 못 알아보셨다. 호주를 경유해 한국에 가는 게 그리 흔한 루트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게다가 (나중에 안 일이지만) 교수님께서는 내가 혹시라도  '들키면 쑥스러운 사람(?)'과 동행일까 싶어 아는척을 얼버무리셨다고 한다.

국제선/국내선 환승터미널로 헤어지는 길에 인사를 드리는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난데없는 곳에서도 아는 사람을 만나니 연애를 어찌 하노...."

그러게나 말이다. 혹시 누구(?)와 같이 있었다면 죄지은 것도 아닌데 좀 쑥스럽기는 했을게다. 미국도 아닌 호주에서 열리는 학회 가는 길에, 미국도 아닌 호주를 경유해 한국에 가시는 분을 같은 날 같은 비행기서 만날 정도니 거 참 말그대로 비밀 연애는 못하지 않겠는가... ^*

이웃집 남자 111
이웃집 남자 109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