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21, 2013

칠레미장원탐방기 32

칠레에 살면서 정작 칠레 쇼핑몰에 가는 횟수는 일 년에 두어번이 될까 말까다.
우선 일이 너무 많아 쇼핑몰에 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 그리고 어쩌다 화장품이나 옷, 신발 등을 칠레에서 사면 무언가 2% 부족하게 겉도는 느낌이다. 게다가 거의 모든 공산품이 수입품이다 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이러저런 이유로 쇼핑은 한국에 갈 때나 미국에 갈 일이 있을 때 한다.

학회가 있어 미국에 갔다. 친구가 백화점 세일, 할인점 등을 두루두루 데리고 다녀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그녀의 일요일을 모조리 빼앗은 미안함 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가격은 또 왜 그리 착한지 말이다. 40-60% 할인매장에 들어가 정말 필요하고 내 맘에 쏙 들기까지 하는 옷가지 몇 점과 백을 구입하고도 300불 약간 넘는 돈을 지불하고 나는 말 그대로 기분이 '업' 되었다.

쇼핑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나를 attend 해주던 종업원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디서 온 것 같아요?" 가무잡잡하게 탄 얼굴과 한국어+스페인어 억양이 교묘하게 섞인 내 영어를 찬찬히 살피던 그녀가 말했다. Are you from Philip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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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미장원탐방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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