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9, 2011

못난이의 도전 20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친한 언니 내외가 아이들 모두 대학 보낸 뒤로는 시간여유가 생길 때마다 둘이 여행 간다는 얘기를 듣고 조카가 한 걱정을 했다. "고모 어쩔거야. 그 고모처럼 고모도 나이 들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그럴 사람을 어서 찾아야지." "나이 들어서 괜히 시중이나 들라고?" "고모는 왜 그렇게 생각을 해. 그 사람이 고모 옆에 있어준다는 생각도 해야지." "나 연애 못해." "누가 알아, 비행기 옆자리에서 운명같은 사람을 만날지."

내 인생에 다신 결혼이란건 없을 거라고 했을 때 칠레 친구 A는 "Wonjung, 다시는.. 이라는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야.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거든." 했다. 인연이면 어디서고 만날거라는 내 주장에 미국친구 M은 "그렇게 쳐박혀 일만 하면 누가 너희 집 대문을 똑똑 두드리고 거저 오는게 아니야."라고 했다.

"어서 누구 하나 골라 잡아. 얘, 미국이나 한국에 누구 없니?" 누구 좀 만나라고 성화를 하는 친한 언니에게 "남자만 만나면 다 해결이 되나? 남자 구하러 한국이나 미국에 무작정 가면 뭐해. 그럼 뭐 먹고 살아." 했더니 "얘, 넌 그게 문제야. 왜 너를 꼭 네가 벌어 먹여야 한다고 생각해." 했다. 언젠가 방학에 한국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은수저 남녀 한 벌씩을 챙겨주시는데, "엄마 나한테 너무 어려운 걸 기대하지 마세요." 했더니 "사람 일을 누가 알아" 하시며 노여워하셨다.

그러나 어쩌랴. 일단 닥친 일이 너무 중요하고, 나한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남녀상열지사인것을. 남자를 구하기 위해 당장 짐 싸서 한국이나 미국으로 갈 것도 아니고, 무작정 Bar나 디스코텍에 갈 것도 아니고, 그러니 나는  오늘도 만날 사람은 어디서고 만난다고, 그리고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꿋꿋하게 운명설을 주장한다.

못난이의 도전 21
못난이의 도전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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