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구석구석의 모습을 찍는 중이라 언제 여러분의 수업시간에 찾아갈지 모르니 협조 바랍니다 등등의 내용이었다. 대충 읽고 넘겼는데 정말 어느날 수업시간 사진기사가 들이닥쳤다. 조명기구에 삼발이에 장비까지 들고서....
그리고 며칠 후 학교 홈페이지에 내 사진, 며칠 후에는 우리 학생들의 사진이 올라갔다. 그리고 또 며칠 후에는 내 사진이 학교 개교 123주년 기념 홍보 기사와 함께 El Mercurio에 실렸다. 졸지에 학교의 세계화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다. 아.. 이건 뭐지...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국민학교 때 나더러 크면 꼭 아나운서가 되라고 해주시던 담임선생님, 나를 모델로 학교사진 찍어주신 다른 선생님 등등 이후로 이런 사진 찍힌게 참으로 오랫만이니 가문의 영광이지 뭐 (이후 키도 작고 살 빼기도 귀찮아 아나운서는 아예 꿈도 안꿨고). 동양인이 아직도 멀고 낯선 칠레에서, 까짓거, 중국사람도 일본사람도 아닌 한국사람이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자기들이 내세워줬으니 영광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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