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 2012

못난이의 도전 63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 혼자 나가 있는 후배가, 그래도 자기 외로움을 가장 잘 이해할 사람은 나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종종 채팅으로 신세타령을 하곤 했다. 매일이 전쟁의 연속이고 누가 자기를 괴롭히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후배의 얘기를 들으며 나는 혼자 "네가 아직 덜 바쁘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배는 외로워서 어떻게 버티냐는 질문에는 "나는 일자리 찾아다니느라 외롭다는 느낌 자체가 사치였다"고 답하고 있었다. 밥벌이 하고 살기는 어디나 어렵다고,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있니" 라고....누가 자기 엿먹이려고 작정을 한듯 고생을 시킨다는 말에는 "직장생활 하면서 엿 안먹는 사람 어딨니"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후배의 푸념을 참지 못하고 나는 그만  결정타를 날리고 말았다. "그럼 그만둬, 아니면 참던지."

대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그 말은 내가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고 느끼며 괴로워하던 시절 칠레친구들이 내게 해준 말이었다. "그럼 그만둬, 아니면 참던지." 칠레친구들이 내게 그렇게 말할 때 서운하고 서럽던 심정이 아직도 생생한대 나도 후배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그만 둘거 아니면 참지."를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되기까지 꽤나 많이 울었고 속을 썩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럼 그만둬, 아니면 참던지"라고 밖에 말해줄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어차피 할거면 즐겨라"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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