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행길.
마침 친구가 우리 일행에게 아파트를 내주었다. 아파트 바로 옆에 성당이 하나 있는데 Saint Expedite를 모시는 곳이라고 했다.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시는 성인이라고 알려져 있어 소원을 비는 사람들도 평일에도 제법 북적이는 성당이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는 날이 마침 일요일이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아르헨티나 미사 구경(?)을 하자고 해서 우리는 시내 관광 전, 아침 일찍 미사에 갔다. 친구가 우리 일행을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줄을 서 기다리고 드디어 체크인 차례가 되었다. "음... 고객님의 정보가 안보이는데요?" "네?" "아... 이 공항이 아니군요." 아차차..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국내선/국제선 공항, 이렇게 두 군데가 있는데 하필 우리가 탈 산티아고발 비행기가 국내선 공항에서 출발한다는걸 내가 미처 확인을 안한거였다. "어쩌죠? 국내선 공항으로 가야 하나요?" "글쎄요.. 지금 가면 늦을텐데요." "그럼 어떻게 해요?" "40분 후에 이 창구로 다시 오세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죠." "40분 후에는 여기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건가요?" "아니요. 그 사이에 제가 방방법을 찾아보죠." "그때도 달리 방법이 없으면요?" "그럼 뭐 항공권을 새로 구입하셔야죠. 지금 국내선 공항으로 가셔도 어차피 늦을 걸요?" "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니 그 사람들 말을 믿지 말고 얼른 택시를 타고 국내선으로 가라고 난리였다. 국제선 공항에서 국내선 공항까지는 거의 한시간 거리. 우리가 국내선 공항으로 가면 비행기 출발시간 약 한 시간 전.... 어쩔까 망설이다 우리는 모험을 하기로 결정하고 급하게 택시를 잡아 탔다. 연세 지긋한 기사 아저씨는 "걱정마세요. 비행기를 놓치면 내가 이 차로 산티아고까지 모셔다 드리죠."라며 우리를 안심시켜주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운전을 하시면서도 어찌나 편안하게 차를 모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우리는 40여분 만에 국내선 공항에 도착해 아슬아슬하게 체크인을 하고 숨을 헐떡이며 게이트에 도달했고, 무사히 산티아고행 비행기를 탔다.
칠레친구에게 이 얘기를 해주니 그친구 왈. "Wonjung, Saint Expedite은 any kind of emergency를 들어주시는 성인이라는거 알아?" 인터넷으로 Saint Expedite을 찾아보았다. "위급한 상황을 도와주시는 분, 여행자를 보호해 주시는 분."
산티아고종교탐방사 21
산티아고종교탐방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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