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7, 2014

이웃집 남자 171

(한국)남자들 몇 분과의 저녁 식사 자리.

그 날 처음 뵌 연세 드신 D가 K에게: "아니 K는 이런 미모의 여교수를 왜 아직까지 나한테 안보여 준거야? 민교수 술 좀 하나?"
50대의 K가 D에게: "어찌나 비싸게 구는지 나도 민교수랑 밥은 오늘 처음 먹어요."

(동석한 역시 50대의 S는 별 말이 없고 나는 상대할 가치가 없어 침묵하다 S가 묻기에 몇 마디 답함.)

D 왈: "이구이구 우리 민교수, 술 몇 모금 들어가니 말을 하네? 이구이구"  "
K 왈: "민교수 거 술 잘 할거 같은데 안하네? 에이 재미없다."
D 왈: "거 뭐 돈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살았겠지."

(S는 별 말 없이 D와 K를 보고 있고 나는 '아주 가지가지 하는구나' 혀만 끌끌 참. 술이야 내가 마시고 싶은 사람과 즐겁게 마시는 거지요~~~)

이런저런 얘기 끝 D왈: "거 민교수, 사람이 건방지면 안돼. 어린 사람은 연장자에게 respect를 보여야지. 그래야 연장자가 아랫사람에게 affection을 주는 거라구. 괜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love가 아니라 affection이라구."

(이거야 원, love/affection 타령은 대학시절 "야, 내가 자꾸 널 보고 싶은건 love가 아니라 affection이야"라며 나랑 썸 타며 밀당하던 "그"에게서나 듣던 소리다. 그나저나 "그'는 어떻게 지내나?)

D 왈: "이번 주말에 말이야, 누구누구랑 같이 골프 치기로 했거든? 민교수 합류해. 골프 마치고 한 잔 하자구."
나 왈: "제가 낄 자리는 아닌 것 같구요."
D 왈: "에이, 낄 자리는 무슨.. (다정이 지나쳐 느끼한 목소리로) 민교수 꼭 나와, 응?"

X인지 된장인지 구별 못하고 껄떡대는 이 "주~으접"을 적당히 끝내줘야겠다 싶은 나 왈: "그럼 그 날 모이신 몇 분이 몇 만불 모아서 한국학활동에 협찬하시겠어요?"
D 왈: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거 술맛 안나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
나 왈: "좋은 일 한 번 하시죠."
D 왈: (냉랭한 목소리로) "내가 민교수를 잘 모르잖아. 그런데 어떻게 협찬을 해."

칠레살이 10년 동안 이런 비슷한 일을 한두번 겪은게 아니지만, 어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런 인간들은 변하지를 않는지? 노래 제목처럼 "그리움만 쌓일" 일은 절대 없겠으나 가사 한 구절 "아~~~이별이 그리 쉬운가"가 갑자기 와닿음. 그토록 다정하던(?) 그 분, 왜 '협찬' 한 마디에 날 잘 모르신다하시는지? 개인적으로는 노영심이 부른 버전을 더 좋아하지만 D의 연세를 고려해 원래 버전을 올리기로. "곱게 늙자"라는 노래는 없나? 어쨌든 D님, K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https://www.youtube.com/watch?v=u8DHtpKFr4w


추신) 이 얘기에 대한 남/녀의 반응은 다음 이야기에.

이웃집 남자 172
이웃집 남자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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