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1, 2021

산티아고종교탐방사 28

서울살이 362: 2010년 4월. 칠레에서 부활절 미사 때 세례를 받았다. 문득,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사하게 지내서 얼마나 다행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동네 성당에 나들이 삼아 다니기 시작했더랬다. "세례 받고 싶다"는 내 말 한마디에 칠레 친구들이 나머지 일은 다 알아서 해주고, 작은 어머니께서 세례명도 지어주시고, 이모 할머니께서 묵주도 주셨다. 엄마가 외할머니께서 보시던 성경책도 주셨다. 성당에서, 대모친구가, 뻑적지근한 파티도 해주었다. 내 평생 영세 받는 일처럼 쉬운 일이 없었다. 코로나 19 이전까지는 매년 이 맘때면 신부님과 대부/대모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국음식을 대접했더랬다. 칠레에서 성당에 다닐 땐 머릿속으로는 우리말로 생각하며 스페인어 미사를 들었는데, 한국에서는 우리말 미사를 들으며 머릿속엔 스페인어 기도문이 떠오르니 엉터리 신자 생활은 어쩔 수 없나보다. 저 좀 도와주세요 하는 이기적인 마음도 어쩔 수 없나보다. 영세 받고 한국에서 처음 맞는 부활절이다. 감사합니다.

산티아고종교탐방사 29

산티아고종교탐방사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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