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국행
비행기. 제법 몸집이 있는 젊은 (한국인) 청년이 내 옆에 앉았다. 세 명 앉는 좌석의 가운데 자리에서 그 큰 덩치를 버티자니 그도, 양 옆에 앉은 나와 다른 여인네도 고역이었다. 팔걸이는 모두 그의 것. 목베개는 이쪽 저쪽 두고 싶은 곳에. 무릎을 덮은 파카도 이쪽 저쪽 가고 싶은 곳으로. 쩍벌 다리도 양쪽으로....
그냥 있어도 밉상인데, 그는 황당한 언사(?)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1. 내가 깨어 있을 때만 세어봐도, 거짓말 안보태고 열 번 이상 스튜어디스를 불러 쥬스를 달라고 했다.
2. 매 끼니 5분 안에 식판을 깨끗이 비우는 신공을 보이던 그. 흰 티셔츠에 음식물이 묻었다. 조용히 내게 물었다. "저기요, 흰 옷에 묻은 얼룩은 안지워지나요?"
3. 식사 후 기내가 어두워지자 나는 개인등을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조금만 움직여도 불빛이 가려지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잠시 후 그가 물었다. "근데, 불을 안켜면 책을 읽을 수가 없나요?"
4. 비행 내내 카톡을 한다. 카톡 하자고 기내 로밍을 한 모양이었다. 좌석 앞 화면으로 영화도 본다. 갑자기 내게 얼굴을 들이밀고 묻는다. "근데 도착시간이 얼마나 남았어요?" "화면에 나오는데요..."
이웃집 남자 366
이웃집 남자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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