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3, 2015

산티아고종교탐방사 15

(칠레, 여)친구가
우리 돈으로 거의 10만원이나 내고 타로카드점을 보고 왔단다. 정말정말 용하다고 나더러도 꼭 보러 가라고 난리가 났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용하냐고하니 지난 몇 년간의 과거를 기가 막히게 맞췄단다. "얘, 내가 과거 얘기 들으러 그 돈을 쓰니? 안 가." 그러자 친구 왈, "있잖아, 내가 곧 남자를 만날거래. 남자가 하얀 가운을 입었고 나보다 두세살 어릴거래. 이 사람은 내 평생의 사랑이 될거래." 친구는 벌써부터 연하의 하얀 가운을 만난듯 얼굴까지 붉어졌다. 친구는 흥분해서 얘기를 이어갔다. "근데 있잖아, 그리고 나서 내가 대학동창들 모임에 갔는데, 한 친구가 그러는거야, 누구누구 기억나? 걔 얼마 전에 이혼했어. 의사고 너보다 두어살 어리지 아마? 만나볼래? 그러는거야!!!!! 다음달에 자기 생일파티 때 걔도 부른대~~~~~" "흠.. 그럼 네가 정말 연하의 하얀 가운을 만나면 내가 10만원 내고 타로 본다."

몇달 후 친구를 만났다. "어떻게 됐어? 하얀 가운 말이야." "응....그게... 친구가 생일파티를 안했어." 친구 얼굴이 시무룩했다. "잘 지내냐고 연락이라도 해봐." "압력 주는거 같아서 좀 그래..." 점쟁이 말이라 농담으로 들은 건 사실이지만 친구의 시무룩한 얼굴을 보니 나도 괜히 우울해졌다. 어쨌든 내 돈 10만원은 일단 굳었다. 언제고 친구가 정말로 연하의 하얀 가운남을 만나면 그땐 과감하게 10만원을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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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종교탐방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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