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3일) 남은 사람, 산 사람. 삼우제나 49재는 종교와 무관한 지혜가 깃든 문화라는 생각을 한다. 3일장 치르는 동안은 넋이 나간듯하고, 이틀 동안 감사 인사를 전하고, 5일째 산소에 다녀오니 정말 가셨구나 실감이 난다. 정신을 차려보니 빨래와 설겆이가 밀려 있고, 이메일이 쌓여 있고, 칠레카대는 이미 2학기 개강을 한 터라 이중생활로 복귀도 해야하고, 쓰던 논문, 글.... 미처 인사를 못 전한 분들도 떠오른다. 지금부터 엄마 짐 정리와 여타등등은 하루이틀에 될 일이 아니라는 현타가 온다. 이러저런 일 잘 계획하라고 49재가 있나보다 싶다; 한국은 물론 칠레카대 동료들과 칠레, 미국, 영국, 스페인 등등에서 지인과 친구, 제자들로부터 온 이메일과 메시지. 우리 엄마 이리 국제적 인사를 받고 가셨네. 또 여기저기 자랑하시다 몇몇 나라가 전 세계가 될지도; 기쁜 일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장례 치르며 오래 소식을 모르던 친척, 엄마 친구와 제자, 한국에 와서도 못만났던 내 지인들과도 대면/비대면으로 만났다. 가신 분이 주고 가신 감사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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