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싱글칠레남
오래 됀 여자사람친구가 있다. 여자사람친구는 외국에 출장갈 일이 있을 때마다 선물을 사다 준다. 혼자 저녁 먹기 심심하지 않냐며 평일이나 주말에 종종 불러 밥도 해준다. 맛있는거 만들었다며 집에 가져다 주기도 한다. 어디 가서 맛있는 걸 보면 사다주기도 한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도 같이 간다. 이래저래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만난다. 여자사람친구가 스키장에 콘도가 있어 겨울이면 거의 매주 주말 스키를 타러 가서 같은 방에서 잔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여자사람친구가 스키장비까지 다 빌려줘서 자기는 몸만 가면 되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둘이, 혹은 몇몇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같이 여행도 자주 간다. 여자사람친구는 그와 둘이 찍은 사진을 그의 얼굴책에 올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둘이 연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게다가 여자사람친구는 그런 소문이 나는걸 좋아한다는 걸 알지만), 그는 절대로 아니라고 주장한다. 여자사람친구가 올린 사진을 지우는 건 예의가 아니란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자기는 절대로 그녀와 사귈 마음이 없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최소한 키스조차 할 마음이 들지 않는데 무슨 상관이냔다. 몇 년 전 그녀가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둘이 대화로 우정을 유지하기로 했단다. 둘 사이에 절대 아무 일도 없었고 여자사람친구에게 여자로서는 매력을 전혀 못느끼기 때문에, 이들의 사이는 어디까지나 우정이라는게 그의 말이다.
이웃집 남자 224
이웃집 남자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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