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한국단상 14
대학써클친구들과 만났다.
갑자기 K가 오래 전 연락이 끊긴 C의 소식을 궁금해했다. "걔 남편이 벤처사업으로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며? 얘, 호사다마라고 혹시 이혼한거 아닐까? 무슨 소리야, 걔들이 얼마나 닭살커플이었는데... 외국에 가지 않았을까?" 등등.... K 왈, "얘, 내가 C 신랑을 얼굴책(FB)으로 찾았는데 가족 사진이 없어. 이상하지 않니?" 나 왈,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그런거 아닐까?"
집에 왔는데 궁금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K가 말한 C 남편의 얼굴책을 찾았다.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였다. C를 닮은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데 역시나 엄마 사진은 없었다. 단체톡으로 물었다. "얘들아, C아들 이름이 뭐였지? 아들은 얼굴책을 열심히 하지 않을까? 아 뭐더라.. 가물가물해." A가 말했다. "모모잖아." "맞아, 알았어. 얘들아, 내가 C 아들 얼굴책을 찾았는데 얼굴을 보니 분명히 걔 아들이야. 근데 가족사진이 없어. 아빠랑 찍은 사진만 있고 엄마랑 찍은 사진이 없어." "어머어머, 혹시 죽은거 아니니? 무슨 일이니..." 아줌마들 단체카톡창이 난리법석이다.
C의 아들에게 무작정 메시지를 보냈다. "모모야,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줌마는 엄마 친구 누구누구야...." 그리고는 C의 아들녀석의 얼굴책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무언가 낯익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사진이 보였다. 사진 댓글에 이런 글이 보였다. "모모야, 이모한테 맛있는거 사달라고 해." 이모? 그럼 댓글을 단 사람은 이모부? 이모부얼굴책으로 향했다. 어라? 나와 공동의 친구가 있다. 공동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이 사람 처형이 C냐고, 맞으면 나한테 연락 좀 해달라고 전해줄래요?" 다시 단체톡, "얘들아, C 동생 이름이 뭐였지?" A 왈, "//잖아. 원정이 네가 걔 영어과외 했었잖아." "맞다!"
며칠 후, 거짓말같이 C에게서 전화가 왔다. "원정아, 너 맞아?" 우리는 10년 만에 만나 정신없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C는 물론, 죽지 않고 살아 있었고 여전히 닭살커플 남편과 잘 살고 있었다. 친구들은 반가워 난리가 났고 나는 10여년 넘게 연락 끊긴 친구를 찾아낸 공(?)으로 갑자기 이 아줌마들의 영웅(?)이 되었다.
오랜 친구는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듯 반갑다. A가 말했다. "우리 같이 잘 늙자. 갱년기도 함께 잘 버티자."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142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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