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소식을 알리자 다들 "이제 두 주 격리해야 하는구나"라며 격리 걱정들이다. 미리 한국에 들어와 계시던 분들도 "두 주 격리"의 어려움을 호소하셨다. 친구 L은 "고행의 길. 두 주 묵언수행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칠레에서 집콕 130일째 대탈출(?)을 감행한 나는 이깟 두 주를 가지고 왜들 이러나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다. 칠레에서의 집콕은, 대책도, 답도, 끝도 안보이는 집콕이었지만, 한국에서의 "두 주"는 끝이 보이는 희망적인 집콕 아닌가. 친구 D는 "어려울 때" 한국에 왔다며, 한국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를 나열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시위 이후 코로나까지 겪으며 배고픔이라는 인간의 기본 권리로 힘들어 하고 동물적 본능을 드러내는 사람들 틈에서 두려움에 떨던 나는, 그런 고차원적인 고민조차 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일은 상대적인 법. 아마 나도 한국에서 두어달 지내면, 여느 사람들처럼 매사를 불평하고, 한국이 가장 살기 어려운 나라인양 투덜거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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