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나들이 3 (마드리드 나들이 2에서 계속)
한 시간 반 정도 지나자 다시 탑승안내방송이 나온다. 다시 탑승.
그런데 탑승을 하고 한참이 지나도 비행기가 출발을 안한다. 탑승 후 거의 한시간이 다 되어가자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비행기의 다른 기기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었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이 상태로는 출발할 수 없다,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야 하는데 산티아고공항에 빈 게이트가 없다, 이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다시 30분이 지나가 승무원들이 물을 서빙하기 시작했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가 다들 배가 고팠다. 새벽에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 나도, 배가 많이 고팠다. 승무원에게 말했다. "차라리 여기서 점심을 먹는게 낫지 않겠어요?" 잠시 후 차디찬 햄치즈샌드위치가 나왔다. 이게 뭐야 하면서도 배가 고파 이딴게 맛있다니 싶다.
잠시 후 비행기가 게이트로 회항을 시작했다. 잠시 후 비행기가 멈추고 내리려는데 어라, 공항 한복판이다. 게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내렸다. 북반구의 여름으로 가는 터라 나는 코트를 핸드캐리 가방에 넣었고 내리다 말고 꺼내기가 어려웠다. 덜덜 떨며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는 공항 한복판에서 게이트까지 10여분 이상을 달렸다. 한참을 가다가 다시 돌기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서 사람들은 버스 안에서 내내 떠든다. 어느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우리 공항 구경시켜주네?"
공항구경(?)을 마치고 가니 직원들마다 말이 다르다. 한 시간만 더 기다려라, 우리들도 모른다, 어쩌고 저쩌고... 그러나 그들 모두 똑같이 하는 말이 있었으니,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못난이의 도전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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