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1, 2018

못난이의 도전 280

마드리드 나들이 4 (마드리드 나들이 3)
게이트 앞에서 또 다시 한 시간쯤 지나자 예정된 비행기는 취소되었으니 다시 나가라고 한다. 안내방송도 아니고 직원들이 나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얘기를 하니, 어디고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따라가서 들어야 했다. 이제 보고타 시내 구경은 커녕 마드리드행 연결편을 타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산티아고에서 출국심사를 하고 산티아고를 떠나보지도 못한채 다시 산티아고에서 입국심사를 받았다. 짐은 어디서 찾는지, 그리고 다른 비행기를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열심히 따라다니며 듣지 않으면 알 길이 없었다. 그 사잉 비지니스승객들은 바로 연결편을 마련해 준 모양이었다.

비행기에서 얼굴을 익힌 사람들 몇몇을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행여나 놓칠세라 화장실에도 갈 수가 없었다. 가방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멋쟁이 할머니 한 분이 스페인어를 못하는 어떤 사람에게 영어로 깔끔하게 설명을 해주고 계셨다. 할머니 옆에 붙어 섰다. 그리고 가방이 나올 동안 화장실에 다녀와도 되겠냐, 혹시 내가 안보이면 나 좀 찾아달라, 부탁을 했다. 서로를 챙겨주기로 하고 얼른 화장실에 다녀왔다.

가방은 그러고도 한참 후에 나왔다. 다시 직원이 와서 설명을 하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을 하고.... 할머니의 요약본이 더 정확하고 명확했다. 짐을 찾아서 3층으로 다시 가서 몇번부터 몇번 창구에 가면 된다.

승객은 모두 270명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270명의 대이동, 혼란이 시작되었다. 짐을 찾아마자 서로 먼저 3층으로 가려고 난리가 났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려니 끔찍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앞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스페인에서 만날 학자들에게 돌리려고 책보따리 들고 간 나는, 계단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할 수 없다. 그냥 천천히 옮기자.

못난이의 도전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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